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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줄섰던 사모펀드…이젠 '사절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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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동욱 기자
  • 조준영 기자
  • 김태현 기자
  • 2020.0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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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충격]

"사모펀드요? 작년 11월 이후 판매가 거의 끊겼습니다"

한 증권사 PB팀장은 최근 사모펀드 판매 상황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때만 해도 사모펀드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여전히 잘 팔렸다. 하지만 라임이 일부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공식화한 지난해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투자한 돈을 약속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은 치명적 악재였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시장 시각은 더욱 악화했다.

증권사의 한 PB는 "최근 비상장 IPO(기업공개)를 포함해 사모펀드는 거르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잘 나갔던 비상장 기업 투자에 대해서도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최고 VIP고객들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PB팀장은 "사모펀드는 고객들이 거부해서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극소수 우량운용사의 특정 헤지펀드를 제외하면 사실상 사모펀드는 안 팔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이번 알펜루트 사태에 대해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PB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비록 알펜루트의 환매연기 규모가 크진 않지만, 가뜩이나 안 좋은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뜨거웠던 사모펀드 열기가 급격히 식기 시작했던 지난해 가을,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판매 실적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알펜루트도 주요 증권사 WM(Wealth Management) 판매채널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사모펀드 고객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의 대형 PB센터가 주요 타깃이었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알펜루트 상품 판매를 고려했으나, 막판 신뢰성 문제 등을 이유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고를 친 '라임과 다른' 형태의 사모펀드라는 것이 당시 세일즈 포인트였지만, 펀드 운용 자금을 지원해 줬던 증권사들이 자금을 회수해 가면서 결국 '제2의 라임'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알펜루트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유동성 이슈는 사모펀드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극단적 리스크 회피로 인해 발생했다"며 "펀드 유동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익률의 훼손 없이 안정화되고 정상화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라임과 다른 이유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시장은 분위기가 안 좋다. 일단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위험에 대한 민감도도 훌쩍 뛰었다.

다른 증권사 PB팀장은 "위험 부담을 느낀 기관들이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현금화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며 "이번 일이 (본격적인 사태의) 시작이 될 수 있어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벤처펀드도 PB들이 우려하는 대상이다. 사모펀드는 만기가 정해진 폐쇄형으로 만들어졌는데, 대부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으로 벤처 신주 15% 편입요건을 채웠다. 통상 메자닌은 발행 후 2년이 지나면 풋옵션(매도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데, 오는 4월이 그 시점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폐쇄형 코스닥벤처펀드의 기준가가 이미 많이 빠진 상태인데,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를) 제대로 할 것 같다"며 우려했다.

사모님 줄섰던 사모펀드…이젠 '사절펀드'


운용업계 "공멸하자는 거냐" 반발


앞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최근 알펜루트의 환매연기 사태에 대해 "TRS(총수익스와프)를 갑자기 빼버리면 공멸하자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라임의 대규모 환매연기 사태로 불안을 느낀 증권사들이 TRS계약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사모펀드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알펜루트는 다음달 말까지 26개 개방형 펀드에 대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 규모는 최대 1817억원이며 이는 알펜루트 총 자산의 19.5%에 해당한다. 당장 이날부터 19억5000만원 규모의 '알펜루트 에이트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등을 환매연기한다.

발단은 회사 측에 460억원 규모의 TRS 자금을 공급해온 증권사들(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이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다. 즉각적인 자금회수를 주문한 것.

TRS 계약은 증권사가 펀드 자금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계약으로, 이를 통해 많은 운용사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펀드 자산과 수익률을 키워왔다. 그러나 증권사가 일시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대출금' 회수를 요청하면 운용사는 자산회수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운용업계는 이번 사건을 증권사들이 앞으로 운용사에 대한 TRS 사업을 접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우려하고 있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이번에 증권사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TRS계약을 해지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운용사와 상의없이 이런 경우가 없었다"며 "이런 '극단의 (펀드)런'이 생길 것이라고 어떤 투자자, 상품팀, 운용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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