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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싱크탱크'라서?… 이해찬, '칼럼' 고발한 이유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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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정현수 기자
  • 2020.02.1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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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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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서 땀을 닦고 있다. /사진=뉴스1.
①이해찬은 왜 '칼럼'을 검찰 고발했을까?

정치권 안팎이 난리났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을 비판 칼럼을 쓴 학자와 이를 게재한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칼럼에 '4·15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발끈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역풍이 거셌다. 보수·중도·진보 모두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오만’ ‘교만’이 민주당의 키워드가 됐다. 당내에서도 이낙연 전 총리, 정성호 의원, 김부겸 의원 등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감정적으로는 이해하는 측도 ‘검찰 고발’은 과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민주당은 14일 고발 취하를 결정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이런 ‘자살골 사태’를 벌인 것일까.

◇당직자들도 반대한 형사고발…이해찬의 '일벌백계' 막전막후

검찰 고발의 주체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다. 통상 당 차원의 검찰 고발 때 당 대표 명의로 하는데 이번에 이 대표가 사실상 주도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임미리 교수의 칼럼이 경향신문에 실린 건 지난달 29일. 그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정권의 이해에 골몰한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며 글을 마쳤다.

이해찬 대표의 '역린'을 건드린 건 이 마지막 줄이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건 공직선거법 제58조 등 '특정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투표참여 권유'를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이달초 공보국과 당대표실이 검찰 고발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홍익표 수석대변인, 윤호중 사무총장이 만나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중견급 당직자와 일부 의원들이 검찰 고발 반대의 뜻을 여러차례 당대표에 전달했다. 중앙당 내 부서간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고발 여부 결정이 늦어지자 이 대표가 다시 나서 강행 의지를 밝혔다. 서울 남부지검에 당대표 이름으로 고발장이 접수된 건 지난 5일이다.

이 대표는 언론사와 칼럼니스트도 잘못했다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대표 출마 당시 공약이 '강한 리더십'이었던 그다. 전당대회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철통같은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고 한 말은 메타포가 아니라 진심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당 내부 기류는 달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면서 결국 또 검찰청으로 달려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이 '여의도 정치'의 해법을 찾기보다 고소고발을 남발해 검찰권력 비대화에 기여한다는 의미다.

◇5년 전 '표현의 자유' 주장하던 그 민주당 맞나?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 대표의 형사고발 판단을 '거대한 삽질'이라고 비판한다. 총선을 두 달 남겨둔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해선 안 될 짓을 했다며 '자살골'이라고도 말한다.

민주당은 '정치적 의사표현 확대' 기조를 이어왔다. 때문에 정치학 박사 전공자의 의견을 ‘선거질서를 혼탁하게 만드는 행위'로까지 해석해 고발할 필요가 있냐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에 대한 찬반 발언은 문제가 없음'을 명시했는데 지금 민주당 지도부는 그 취지마저 무시한 셈이다.

급기야 전날인 13일 당 공동선대위원장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나서서 고발을 취소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부겸·정성호 의원 등 중진급 인사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진영도 임미리 교수가 쓴 글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 공당의 형사고발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로서 이 문제는 민주당이 잘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표현의 자유는 이념을 넘어 존재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라고 지적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도 "지난 대선 직전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한 달 안에 대한민국 망한다'는 취지의 글을 쓴 사람도 있다"며 "이런 글들에 비하면 “민주당 빼고 찍자”는 글이 무슨 대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해찬의 삽질…진짜 이유는 '안철수'?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고발 강행은 '알러지 수준'의 안철수 캠프 혐오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임 교수는 지난 2013년 안철수 싱크탱크 '내일'에 합류하며 진보진영 학자들 사이에서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당 관계자는 "소위 '86세대' 정치인들 사이에선 동년배 임 교수를 대부분 알고 있다"며 "임 교수는 참여정부시절부터 민주당을 비판하는 진보주의자를 자처했는데,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뒤 그의 비판은 '애정'이 아닌 '비아냥'이라고 확신하는 듯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로우키'를 표방하며 문석균, 김의겸, 정봉주 불출마 등 논란을 '사전제거' 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과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도 '안철수 알러지'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이날 고발 취하를 밝히며 “임미리 교수는 안철수의 씽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서…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라고 부연한 것도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당내 기류를 보여준다.

당 대변인이나 의원, 당내 가짜뉴스 특위 등의 우회적인 방법도 있지만 이 대표가 당대표 명의 고발을 원했다고 전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철수의 생각' 공저자인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임미리 교수의 주장에 오롯이 동의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 비판에 검찰고발로 응수하는 민주당, 참 못났다"며 "빨리 취하하고 사과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2013년 5월 22일 당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사진 제일 왼쪽)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 서교빌딩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명예교수(왼쪽 두번째)와 소장을 맡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했다.
2013년 5월 22일 당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사진 제일 왼쪽)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 서교빌딩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명예교수(왼쪽 두번째)와 소장을 맡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했다.


②'安 싱크탱크'라서 고발?…'내일'과 인연 맺은 장하성·김상조

더불어민주당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교수는 싱크탱크 '내일' 출신이다. '내일'은 과거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였다.

민주당은 임 교수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칼럼을 쓴 것으로 판단하고 고발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고발을 취소했지만 과도한 '꼬리표' 달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일'은 2013년 6월 9일 정식 설립했다. 당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내일'의 역할을 두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의견을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내일'은 이후 안철수의 싱크탱크로 불렸다.

'내일'의 초대 소장은 주중 한국대사를 맡고 있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장 대사는 안철수 대선캠프의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은 인연으로 '내일'의 초대 소장을 지냈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았다.

'내일'은 2013년 6월 19일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심포지엄에서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진보적 경제 질서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김상조 당시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현재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내일'의 심포지엄 발표자 중에는 김연명 현 청와대 사회수석의 이름도 있다. 김 수석은 당시 중앙대 교수 자격으로 '한국 사회복지의 현 단계와 보편주의 복지국가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내일' 실행위원 출신인 임 교수의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며 고발까지 진행했는데, 당시 '내일'과 인연을 맺었던 인물들은 현 정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일' 실행위원의 역할도 제한적이었다. '내일'이 실행위원을 인선한 건 설립 후 5개월 뒤인 2013년 11월 10일이다. 당시 전국 12개 광역단위에서 466명의 실행위원을 인선했다. 임 교수는 466명 중 1명일 뿐이었다.

당시 현대사기록연구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던 임 교수는 경기도 실행위원 72명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내일' 측은 실행위원의 역할을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의 창구'로 규정했다.

한편 임 교수는 한 신문에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민주당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임 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특정 후보의 당락이 아닌 특정 정당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법 위반은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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