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무죄 판결에 택시 운전사 '울분' vs 타다 운전사 '당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택시와 타다 현직 종사자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타다 운전사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으나 택시 운전사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19일 타다에 대한 무죄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택시운전사들은 이에 대해 "법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에서 법인택시를 운영하는 김상도(71)씨는 "타다는 짐 있고 장거리 가는 사람을 태운다 했지만 실상은 짐이 없는 사람들도 모두 태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타다가 자행하는 편법 행위를 일일이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법원도 타다가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교묘하게 편법으로 법망을 빠져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등포구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강성수(67)씨도 울분을 토했다. 그는 "최소 벌금형이라도 기대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이 났다"면서 "아무나 (운수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면 택시가 필요 없어진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도 필요 없는 것 아닌가"이라고 말했다.

최영욱(62)씨도 "개인택시를 비롯해 법인택시 생계에 문제"라면서 "우리는 택시 자격증도 있는데 타다는 없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타다 운전사들은 무죄 판결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운전사 A씨는 "(무죄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특정 이해집단의 부당한 요구에 검찰이 억지로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타다운전사를 관리하는 하청업체들이 기뻐할 일"이라면서 "4차산업 진출을 막으려는 시도가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30대 타다 운전사 B씨도 "당장은 다행이라는 생각이지만 1심이라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다"면서 "택시기사님들 입장을 이해하기에 앞으로 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 다 먹고 살기 위해하는 일임을 서로 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갈등 상황에 대해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타다 불법 여부를 떠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소비자들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점"이라면서 "택시업계에서도 서비스 자체를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도 "기술적인 면에서 모빌리티 산업은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판결을 계기로 택시업계도 양보하고 타다 측도 상생을 위해 힘써야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부장판사 박상구)은 타다를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차량공유업체 쏘카 대표와 운영사 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