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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손실 –39%" 40년 근속 퇴임 LG그룹 CEO 우울한 주식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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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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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97>퇴임한 LG그룹 CEO들의 자사주 투자성적표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투자손실 &#8211;39%" 40년 근속 퇴임 LG그룹 CEO 우울한 주식성적
2018년 5월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단행한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력 계열사 사령탑을 대거 교체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고 구본무 회장의 참모진이었던 60대 CEO들의 퇴장과 더불어 구 회장의 새로운 친정체제 구축이다. 달리 표현하면 세대교체다.

이번에 퇴장한 CEO들은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최상규 사장(한국영업본부), 정도현 사장(최고재무책임자)과 LG화학 손옥동 사장(석유화학사업본부장), LG하우시스 민경집 사장 등이다. 이에 앞서 6월엔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 자진사퇴했고, 3월엔 박진수 LG화학 이사회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LG그룹에서 근무한 연수가 최소 30년이 넘는 60대 최고경영진이다. LG전자 조 부회장(64)은 43년 근속했고, LG디스플레이 한 부회장(65)은 37년 몸담았다. LG화학 박 의장(68)은 근속연수가 42년이고, LG전자 최 사장(64)은 40년에서 2년 모자란다. LG화학 손 사장(62)은 37년, LG전자 정 사장(63)은 36년, 그리고 LG하우시스 민 사장(62)은 30년이다. 이들 대부분 20대 청년시절에 입사해 60대에 퇴임할 때까지 인생의 3분의 2 이상을 LG맨으로 보냈다.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모두 자사주를 대량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박 의장은 지난해 3월 부회장에서 물러난 시점에 보통주 5350주와 우선주 3027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매수가액은 합쳐서 21억300만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 한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자진사퇴할 당시 보통주 5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공시를 통해 공개된 총매수가액은 13억6500만원이다.

LG전자 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퇴임한 때 보통주 1만6301주와 우선주 204주를 보유 중이었다. 공시를 통해 밝힌 총매수가액은 11억2900만원이다. 이외에도 LG화학 손 사장은 보통주 3160주(총매수가액 9억2700만원), LG전자 최 사장은 보통주 5534주(3억8100만원)를 매수해 보유하고 있었다. LG전자 정 사장도 퇴임 시점에서 보통주 1447주(1억5800만원)를 보유하고 있었고, LG하우시스 민 사장은 보통주 57주(900만원)와 우선주 176주(1200만원)를 보유 중이었다.

임원은 재직 중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처분할 수 있지만 임원의 자사주 매매내역이 속속들이 공시되기 때문에 그때마다 오해와 비난을 받기 쉽고 종종 여론의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임원은 재직 중엔 자사주 처분에 매우 조심한다. 반면 퇴임 후엔 공시의무가 사라져서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퇴임한 LG그룹 CEO들은 언제쯤 자사주를 처분할까? 30년 이상 근속하고 직장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자리인 사장, 부회장까지 올랐으니 애사심도 남다를 것이요 따라서 퇴임 후에도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지 않을까.

반면 이들이 재직 중에 자사주를 매입한 이유가 CEO의 경영 책임 때문이었는데, 퇴임 후엔 책임감에서 해방되므로 굳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된다. 또한 주식 투자는 철저하게 손익을 따져야지 애사심을 앞세워 투자를 그르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따라서 퇴임 후에 언제든지 자사주를 처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 인사에서 퇴임한 LG그룹 CEO들의 자사주 처분 시기를 살펴보면 무척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그들의 자사주 투자성적표에도 희비가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투자손실 &#8211;39%" 40년 근속 퇴임 LG그룹 CEO 우울한 주식성적
먼저 투자성적이 가장 좋은 LG화학 손동욱 사장을 보자. 지난해 11월 퇴임한 손 사장은 퇴임 후 석 달 만에 자사주 2960주를 처분하고 22일 현재 단 200주만을 남기고 있다. 처분한 자사주 실현이익은 약 2억1400만원이고 실현수익률은 23%다. 미처분한 자사주의 평가이익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2300만원(평가수익률 39%)이다.

손 사장은 임원으로 재직 중에 총 9억2700만원 어치 자사주를 매수하고 퇴임 후에 처분해 20%가 넘는 실현수익률을 거둬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좋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손 사장은 자사주 투자로 넉넉한 은퇴자금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지난해 3월 부회장에서 물러난 LG화학 박진수 이사회 의장은 올해 들어 보유 중이던 보통주 5350주 전량을 처분했다. 실현이익은 3억2300만원이고 실현수익률은 22%다. 임원 재직 중에 총 15억원을 투자해 자사주를 매수하고 퇴임 후 처분해 22% 수익률을 거뒀으니 박 의장도 자사주 투자로 성공한 축에 든다.

또한 박 의장은 보유 중이던 우선주 2027주를 올해 들어 처분하고 22일 현재 1000주만을 남기고 있는데, 우선주 처분에서는 –8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미처분 우선주의 평가이익은 21일 종가 기준으로 700만원 정도되는데 전체적으로 -100만원 정도 손실을 보고 있다. 박 의장은 총 6억300만원이 들어간 우선주 투자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웃을 수 있는 뉴스다. 그러나 나머지 퇴임한 LG그룹 CEO들의 자사주 투자성적은 우울하다.

지난해 11월 퇴임한 LG전자 최상규 사장은 퇴임 석 달째인 올해 2월 초 보유 중이던 자사주 5534주 전량을 손절매했다. 실현손실이 –1600만원이고 실현수익률이 –4%다. 임원 재직 중에 총 3억8100만원을 자사주에 투자했는데 퇴임 후에 은퇴자금 보너스는커녕 본전도 못 건졌다.

그래도 최 사장은 그나마 손실을 적게 본 축에 속한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최 사장과 같이 지난해 11월에 물러났지만 지금까지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한 채 평가손실만 21일 종가 기준으로 -1억3800만원이나 입고 있다. 평가수익률은 –12%다. 재임 중에 보통주와 우선주 합쳐서 11억원 넘게 투자했는데, 퇴임 후에 자사주를 처분하지 못하고 커다란 손실만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정도현 사장과 LG하우시스 민경집 사장도 처지는 매한가지다. 정 사장과 민 사장 모두 퇴임 후 지금까지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 21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수익률이 각각 –39%, -67%에 달한다. 이쯤 되면 자사주를 안 판 게 아니라 못 판 거라고 말하는 게 맞다.

가장 우울한 투자성적표를 들고 있는 사람은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다. 지난해 9월 자진사퇴한 한 부회장은 지금까지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 21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손실이 무려 –5억6400만원에 달한다. 평가수익률이 –41%다. 재직 기간 중에 약 14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수에 나섰는데, 퇴임 후에 남은 거라곤 9억원뿐이다.

지난해 물러난 LG그룹 CEO들의 자사주 투자성적을 종합해보면, LG화학 손 사장과 박 의장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자사주 투자로 큰 손실을 입거나 기록 중이다. LG화학 손 사장과 박 의장은 올해 들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의 주가가 급등하는 통에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크게 오르면서 20%가 넘는 실현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어부지리에 가깝다. LG화학은 올해에만 주가가 28% 올랐다.

다른 퇴임 CEO들은 사정이 다르다. LG전자 최 사장은 손절매를 감수하고 자사주를 처분했지만 나머지 퇴임 CEO들은 현재 주가가 매수 평균단가에 비해 크게 낮은 터라 쉽사리 손절매를 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최고경영진은 재임 중에 주가가 부진하면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인다. 지난해 퇴임한 LG그룹 CEO들도 한결같이 그렇게 했다.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고 수십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만약 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성장을 계속한다면 주가는 상승해 퇴임할 즈음에 적지 않은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성장을 멈추면 주가는 침체하고 결국 자사주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지난해 퇴임한 LG그룹 CEO들은 자사주 투자에서 희비가 갈렸다. 최고경영진 모두 자사주 투자로 큰 돈을 벌고 싶겠지만, 그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퇴임 후 자사주 처분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2월 22일 (23:3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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