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항만물동량 보니…인천 28% '뚝'

올해 2월초 인천항을 통한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을 포함한 전체 항만 물동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국 화물 의존도가 높은 인천항에서 먼저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월 17일까지 국내 항만을 통해 중국을 오간 컨테이너는 106만5126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1만5356TEU에 비해선 4.5% 줄어든 수치다.


해운업계가 운송일로부터 최대 30일 뒤까지 컨테이너 운송실적을 신고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17일 기준 감소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해수부 측 설명이다. 통상 수개월 이전 화물 운송계약을 맺고 일정에 따라 화물을 옮기는 해운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중국을 오가는 화물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인천항이다. 잠정치 기준 인천항의 2월1일부터 10일까지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5만1379TEU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만1504TUE에 비해 28.1% 감소했다. 확정치인 1월 컨테이너 처리실적도 26만3481TEU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살펴보면 중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 컨테이너가 3만9902TEU에서 1만6377TEU로 60% 가까이 급감했다. 수출컨테이너는 3만4497TEU로 지난해 3만1320TEU이 비해 소폭 증가했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후 인천항은 해운업계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으로 꼽혔다. 중국 당국이 춘절 연휴를 이달 9일까지 연장하고 하역근로자 등 중국 측 항만 인력 복귀가 늦춰지면서 중국을 오가는 화물량도 급감했다.

이 때문에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에 중국으로 가야할 컨테이너가 쌓이며 항만 포화 논란도 빚었다. 이번 2월 컨테이너처리 실적감소는 그동안 1월 화물 물동량으로는 파악되지 않은 영향을 확인한 것으로 2월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현실화 될 것이란 풀이도 있다.

반면 국내 최대규모 항구인 부산항의 컨테이너처리 실적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올해 2월1일부터 10일까지 컨테이너처리실적 잠정치는 62만6012TEU로 전년동기 60만35TEU 대비 4.3% 증가했다.

부산항의 1월 컨테이너 처리 실적도 17만1039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10만4090TEU에 비해 0.7% 감소하는 데 그쳐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를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산항은 중국 외에도 다양한 항로로 화물을 운송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부산항에 비해 10분의 1 규모인 데다 중국화물 의존도가 높은 인천항에서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17일 해운항만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해수부는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중 여객선사에 긴급경영자금 300억원을 투입하고 항만사용료를 면제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으며 화물운송 등 해운·하역 업체에 대해선 피해 상황을 파악해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