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샌더스 돌풍…흑인층 지지마저 빼앗아 왔다

/사진=AFP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독주가 지속 중이다. 한 여론조사를 통해 그동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통 지지집단으로 여겨졌던 흑인층마저도 일부 샌더스 의원쪽으로 돌아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26일 로이터는 로이터·입소스(Reuters/Ipsos) 공동 실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 민주당원 및 무당파 등록 유권자 중 26%가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15%), 바이든 전 부통령(15%),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10%),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등록 민주당원 및 무당파 유권자 2244명, 아프리카계 미국인 446명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샌더스 의원은 직전 주(14~17일)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 사이에서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게 높아졌단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 가운데 26%가 샌더스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한 주 전에 실시 된 조사에서보다 7%포인트나 높아진 결과다.


반면 같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는 33%에서 23%로 10%포인트나 떨어졌다. 1순위마저 샌더스 의원에게 내어 준 셈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샌더스 의원은 지난 주말 네바다 코커스(정당집회)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후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경선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도 하락은 바이든 선거 캠프의 선거운동에 대한 시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22일 네바다 코커스에서 득표율 46.8%로 1위를 기록, 2위를 기록한 바이든 전 부통령(20.2%)을 큰 표차로 따돌렸다. 네바다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는 각각 24명, 9명씩이다.

당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대신 자신의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 집중하겠단 전략을 강조해 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전일 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TV 토론회에서는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샌더스 의원을 향한 경쟁자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토론 서두에서 샌더스 의원을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기 때문에 오히려 샌더스 의원이 경선에서 이기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 샌더스 의원이 총기규제 법안에 반대한 것을 이유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 부드럽게 대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샌더스 의원은 그의 값비싼 아이디어로 인해 중간층에 있는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의 토론에 대해 CNN은 "아무도 샌더스 의원을 때려 눕히진 않았다"며 "현재와 슈퍼 화요일(3월3일) 사이 큰 변화가 없다면 샌더스 의원은 확실한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