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격했던 엘리엇 , 이번엔 '트위터' 노린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사진=AFP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의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트위터 지분을 4%를 보유한 대주주 엘리엇은 잭 도시 CEO가 암호화폐 지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스퀘어(Square) 운영을 병행하며 트위터 경영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잭 도시가 다른 회사 업무에 정신이 팔려 트위터의 매출이 부진하고, 경영진들이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엘리엇은 오는 5월 주총에서 잭 도시 CEO 해임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며 지난 29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들과 이와 관련한 협의를 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광고 배치 문제로 3분기 부진을 발표한 뒤 10월 주가가 20% 급락했다. 4분기 매출액이 10억달러를 돌파하고, 월별 사용자 증가율도 20% 이상 증가했지만 수익은 페이스북이나 스냅챗에 뒤지는 등 여전히 월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이 와중에 잭 도시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에 비트코인의 미래가 있다며 연중 6개월은 아프리카에서 지내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2020년은 미국 대선과 일본 도쿄올림픽,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 이슈로 트위터 이용자들의 활동성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회사가 이를 광고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CEO 해임 등 리더십의 변화가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 라이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엘리엇이 잭 도시를 정조준한 만큼 향후 트위터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잭 도시가 매우 적은 지분만 보유하고 있어 엘리엇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투자한 회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경영에 적극 개입한 뒤 변화를 이끌어 낸 후 투자 차액을 챙기는 식의 전략을 쓴다.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에 25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2015년)과 현대·기아차(2018년)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