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이 상황에 또 '민노총' 카드…'XM3' 어떡하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임금 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3/뉴스1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가입' 카드를 재차 빼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전히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9일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기대작인 중소형 SUV(스포츠다목적차량) 'XM3'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올해 실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르노삼성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총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교섭을 시작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여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교섭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가 기본급 인상을 골자로 하는 최초 요구안을 다시 꺼내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 노사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기본급 동결 후 격려금 지급 등에 대해 논의 간극을 좁혀오던 상황이었다.

노조가 금속노조 가입 움직임을 다시 시작하자 집행부가 보다 강한 교섭력을 얻기 위해 금속노조 가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업계는 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 카드를 재차 들고 나왔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교섭이 계속해서 미뤄지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터다.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해 12월 벌인 파업 참여율은 30%를 밑돌았다. 교섭 방침에 대해 노조 내 이견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최대 기대작인 XM3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는 터라 '지금이 이럴 때냐'는 회사 내 반 노조 기류도 커질 수 있다.

XM3는 지난 2016년 9월 QM6 이후 르노삼성에서 처음 나오는 국산 신차다.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한국에서 책임진다.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 모델로, 한국 시장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다.

XM3를 부산 공장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하는 게 르노삼성의 핵심 전략이다. 만약 노사 갈등이 심각하게 비화된다면 르노 본사가 유럽 수출 물량을 한국에 배정하는 것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민주노총 가입 추진이 얼마나 큰 동력을 얻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