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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 뭐길래…넷플릭스로 간 '사냥의 시간' 이중계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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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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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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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은 천재지변일까 아닐까?

메리스, 사스 등 전염병이 돌 때마다 제기됐던 '천재지변'의 해석 문제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상영을 선택한 영화 '사냥의 시간'의 법정에서다.

'사냥의 시간'의 투자,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지난 23일 영화를 극장 개봉 없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외 배급대행사인 콘텐츠판다는 '투자배급사의 이중계약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리틀빅픽쳐스는 "'천재지변 등의 경우 쌍방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계약서에 명시돼 있고, 계약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에 이중계약이 아니다"며 "넷플릭스에서도 법률검토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천재지변 뭐길래…넷플릭스로 간 '사냥의 시간' 이중계약 논란



정부, 코로나19는 천재지변이 아니다..이유는?


'천재지변'은 과거 메르스, 사스 등 전염병이 돈 뒤 해외여행, 항공, 예식업 등에서 위약금 분쟁 때마다 논란이 됐다. 보통 계약서에는 전쟁, 천재지변으로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위약금 또는 배상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즉 계약 파기를 원하는 일방에게 '천재지변'은 면책 효과가 있는 카드인 셈이다.

일단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은 재난을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하는데, 천재지변은 태풍, 홍수, 한파, 지진 등 자연재난으로 규정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사회재난에 속한다.

정부도 코로나19가 천재지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교육부는 초·중·고교의 수업일수 감축 허용을 두고 '신종 코로나를 천재지변으로 판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서둘러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불가항력적...200여개 공연도 연기, 취소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는 사회통념상 불가항력적 상황인 천재지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극장들이 스크린당 7회차였던 상영횟수를 3회차로 줄이고, 지방 극장들이 휴업을 선택한 상황에서 배급사가 개봉을 강행하기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개봉을 코로나19 사태 해결 이후로 미룰 수 있지만 제작비 110억원의 '사냥의 시간'은 2월말 개봉을 목표로 약 20억원의 P&A 비용(홍보 마케팅 비용)을 쓴 상태였다. 결국 영화 공개 시점을 늦추면 추가 P&A비용이 들고 다른 영화와 경쟁이 치열해져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를 선택했다는 것이 리틀빅픽쳐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사냥의 시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120억원 가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손실이 아니라 원금을 건질 수 있는 선택을 한 리틀빅픽쳐스가 과연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냐는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단순히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뮤지컬, 콘서트 등이 대관료 환불을 두고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인 44개 중소 레이블과 유통사들이 지난 2월1일부터 4월11일까지 열기로 했던 행사 중 61개가 연기 또는 취소됐고, 손해액이 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 전체로 보면 전국적으로 200여개 공연이 연기, 취소된 것으로 추산됐다.
천재지변 뭐길래…넷플릭스로 간 '사냥의 시간' 이중계약 논란



명확한 법적 선례 없어, 사회적 합의와 상호 합의가 최선




현재 영화, 공연, 전시업계에서 '천재지변'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명확한 법적 선례가 없다. 결국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사냥의 시간'만 보더라도 계약해지 과정을 두고 이중계약이냐 아니냐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가 '천재지변' 사유 외에도 해외 세일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정산내용을 통보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계약해지를 통보한 뒤 넷플릭스와 계약해 이중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콘텐츠판다는 이미 판매된 해외계약과 관련해 현지 수입사의 해지 동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리틀빅픽쳐스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했다고 반박한다. 계약해지 사유가 성립되지 않은 만큼 넷플릭스와 계약이 이중계약이라는 법적 검토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재는 정부가 전국이 아니라 대구·경북지역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상황이라, 과연 코로나19가 계약상 천재지변으로 해지사유에 해당하는지의 문제가 다투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국내계약 뿐만 아니라 해외계약에서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다. 우선 우리나라만이라도 ‘천재지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연업계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계약의 유형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앞으로 계약을 새롭게 체결할 때도 코로나같은 유행성 질병이 천재지변 등에 해당하는지를 문구에서 명확히 하고, 유예기간의 설정이나 계약해지 및 원상회복 등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김건우
    김건우 jai@mt.co.kr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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