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개 일자리 '코로나' 몸살… ILO "2차대전 후 최악"

/사진=AFP

유엔(국제연합)의 전문기관인 국제노동기구(ILO)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문제에 대해 한 달도 안돼 더 나쁜 전망을 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나쁘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표현 수위를 올렸다.

근로자 33억명 중 81%가 영향받는 중 ILO는 7일(스위스 시간) 코로나19와 세계 일자리 문제 두 번째 보고서를 내고, 올해의 코로나 관련한 실직자가 1차 보고서(3월18일)에서 예상한 최대 2500만명보다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상황과 정책 대응에 따라 올해의 실업통계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각국에 빠르고 충분한 조치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2분기 세계의 총 근로시간이 6.7%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는 정규직 근로자 2억3000만명(주당 40시간 기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별로는 아랍권이 근로시간 8.1%가 줄고(정규직 600만명 규모), 유럽(7.8%↓, 1500만명 규모)과 아시아태평양(7.2%↓, 1억5000만명 규모) 등이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퍼진 뒤 각국에서 이동제한령 등 외출 자제 움직임이 나오면서 상점, 식당, 공장 등은 문을 닫았고, 항공기는 운항을 멈췄다.

ILO는 현재 세계 근로자 33억명 중 81%(26억5000여만명)가 일자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12억5000만명(38%)이 숙박, 식품서비스, 제조업, 소매점 등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한" 업종에 종사한다고 적었다.

ILO 보고서

"75년 만에 가장 큰 국제협력 실험" 보고서는 특히 이들 고위험 업종 내 상당수가 저숙련·저임금 일을 하고 있어 실직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륙별로는 아메리카 내 43%가 이쪽 분야에서 근무해 가장 비중이 컸다.

이 보고서의 주 저자인 이상헌 ILO 고용정책국장은 로이터통신에 "미국, 캐나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엄청나다"며 "즉각적이고 충분한 조치가 없으면 회복하기까지 꽤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3월 마지막 2주 동안 1000만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지금 상황을 "75년 만에 가장 큰 국제협력 실험"이라고 부르고 "국제사회가 특히 가장 취약한 쪽에 도움이 될 해결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고용·소득 지원 △경제와 일자리 활성화 △근로자 보호 △노사정 대화 4대 축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통합적 정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