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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조달 고민 없는 재난지원금 발언은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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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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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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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총선 전 표를 얻기 위해 마구 내지른 재난지원금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정치권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상과 지원금액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같은 당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선별적 지급을 주장했던 미래통합당 내에서 황교안 대표가 전 국민 지원이라는 다른 의견을 냈다. 황 대표는 애초 "꼭 필요한 사람에게 선별지급"하자고 주장했으나 지난 5일 서울 종로 유세 중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전면 변경했다. 이어 7일 페이스북에서 "전 국민에게 하루빨리 50만원(총 25조원)을 지급"하라고 촉구했고 "512조원 예산 중 20%를 조정하면 100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의 제안은 그동안 여권 인사인 이재명 경기지사나 김경수 경남지사가 주장했던 1인당 100만원 지급과 비교하면 금액과 재원조달 방식에 차이가 있으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또한 기존 발표된 정부와 여당 안보다 대상과 금액이 더 늘어난 방안이다. 정부는 최근 가구 소득하위 70%에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고 여당은 소득 하위 70~80%에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자고 주장했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도 “50만원을 전 국민에게 긴급명령으로 지급하는 것은 정부가 빨리 조치를 하면 상관없다”며 황 대표 발언을 지지했다.

그런데 같은 당인 유승민 의원이 반기를 들었다. 유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 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전 가구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다”며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같이 당이라도 경제 정책에 대해 이견이 나오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양한 견해는 논의를 더 풍부하게 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내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은 정책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신속한 결정에도 배치된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조차 서로 엇박자를 낸 것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급하게 의견부터 제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예산을 전용해 100조원의 재원을 조달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정부가 국고채 이자상환, 국방, 의료급여 등 사업비를 삭감해 마련하겠다는 7조1000원도 전용하는 게 만만치 않은데 말한마디로 그보다 10배가 넘는 금액을 전용하는 게 과연 쉬울까.

재난지원금의 재원조달에 대해 고민이 없는 것은 여당도 매한가지다. 6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총선을 앞두고 기존 정부안인 소득 하위 70% 가구에서 전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재원조달 방법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하는 전 국민, 4인가구 기준 100만원에 필요한 재원은 13조원이 든다.

그러는 사이 1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로 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 하자는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다만 신속한 지급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 신청을 받기로 했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하기로 의결했다.

총선이 끝난 후 일부 언론이 재원조달 방법에 대한 언급 없이 전 국민으로 재난지원금을 확대할 가능성을 섣불리 예측했으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방안대로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재난지원금은 그 지원대상과 재원조달 방식을 명료하고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선별지급으로 지원대상을 한정하면 선정 작업을 하느라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한다. 또한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재정부채 비율 40%에 매달려 기존 예산을 전용하면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기 힘들다. 그건 왼쪽에서 오른쪽 호주머니로 돈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 또 국채를 발행할 거라면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재원조달 방법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한다.

지금 각국은 코로나19 감염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4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에서는 “내년 OECD 회원국 모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9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공황(1929년) 이래 최악의 경제적 여파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위기 속에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과 소비를 늘려 경기부양과 소득안정화에 도움이 된다. 소득원이 끊겨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장기 대책보단 당장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더 절실하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경제상황이나 영세서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구체적 재원조달 계획 없이 총선 전에 표를 얻기 위해 일단 내지르기 바빴다. 그러다 논란만 일으키고 흐지부지 돼서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4월 16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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