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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에 더 좋은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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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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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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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저금리·유동성 증가로 누가 더 혜택을 볼까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부자들에 더 좋은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왜 그럴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소득 하위 70%만 주느냐 전국민에게 주느냐가 쟁점이었다. 소득 상위 30%는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필자가 만난 한 투자 고수는 부자들이 좌파 정부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해가 안 갔다. 필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이유를 묻자, 그는 좌파 정부의 복지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결국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혜택을 많이 보는 쪽은 당연히 취약계층보다는 부자들이다.

◇올해 OECD 주요국 정부부채는 6조 달러 증가할 전망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각 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가져올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뭘까. 바로 부채 증가다.

이번 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OECD 주요국 정부부채가 약 6조 달러 증가한 66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GDP 대비 105%에 달하던 이들 국가의 정부부채 규모가 올해 122%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은 올해 평균적으로 GDP 대비 11%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조 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이 올해 22%p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탈리아, 스페인도 각각 21%p, 18%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연방 정부의 부양책이 본격 추진된 3월 이후 중앙은행인 미 연준이 매입한 미국채 규모만 1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GDP(21조4300억달러)의 약 6%에 달하는 규모인데, 올해 미 연준은 GDP의 약 10%에 달하는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절반가량을 미 연준이 매입하는 셈이다.

국채를 시장에서 전량 매각하면 시중 유동성을 대량으로 흡수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중앙은행이 시중의 유동성을 늘리려면 상당 수준의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 연준은 무슨 돈으로 국채를 살까. 바로 달러를 찍어서다. 연준은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에 지급준비금 상태로 있을 달러를 발행해서 국채를 사고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한다.

결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면 국채발행량 만큼 통화량 증가로 귀결된다. 마치 유동성이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순조롭게 옮겨가는 것과 같다.

◇정부지출 감소와 증세 보다 인플레이션 용인이 손 쉬운 대안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고 나서다. 늘어난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하는데, 유권자들의 저항을 야기할 이런 방법을 감히 적극적으로 추진할 정치인은 없다.

대신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인플레이션이다.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조합이 국채 금리보다 높기만 하면,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은 하락한다. 국채 원금과 매년 지불하는 이자를 더한 것보다 경제 규모가 더 빠른 속도로 커지기 때문이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기만 하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정부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절묘한 방법이지 않은가. 여기에 글로벌 저금리까지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6%를 기록하는 등 마이너스 금리에 머물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0.6% 수준에 불과하다. 국채 매수자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가 적기 때문에 선진국 정부는 국채 발행에 거리낌이 없다.

결국 각 국 정부는 국채 발행으로 시중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나서는 저금리를 유지해야 할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지게 된다. 통화량 증가와 저금리는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실질 부채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 부동산 등 자산가치는 본연가치가 오르지 않더라도 가격이 상승한다. 자산가격을 표시하는 화폐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도 장기적으로는 취약계층보다 부자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4월 28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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