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ON, e커머스계 '태풍의 눈' 될까"..유통기자들 솔직 후기

롯데온 / 사진제공=롯데온

전통의 국내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 롯데쇼핑이 계열 쇼핑몰을 통합한 '롯데ON(온)'으로 e커머스 시장 대반격에 나섰다.

1만5000여 오프라인 매장망을 기반으로 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과, 3900만 회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초(超)개인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e커머스계의 '넷플릭스'(개인 맞춤형 동영상 서비스 제공)를 지향한다.


롯데온은 지난달 28일 공식 출범을 하면서 서버 점검 등 우여 곡절도 겪었다. 아직 오픈 초반이다 보니 '태풍의 눈'이 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30대에서 40대 초반 연령대인 머니투데이 유통팀 기자 4인방이 직접 체험해 본 뒤, 평가를 나눠봤다.

"모든 게 다 모여, 깔끔한 첫인상..초반 준비 미흡 '옥에 티'"

▶이재은 기자(이하 이)= 깔끔하다는 첫인상을 받았어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서비스를 한번에 모아 펼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요. 롯데 단골 고객이라면, 이 앱으로 더 충성도가 강해질 것 같아요. 하나의 앱으로 모든 것을 '쓱' 할 수 있는 경쟁사 SSG.COM(쓱닷컴)과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정혜윤 기자(이하 정)= 복잡해 보이진 않았어요. 그런데 '롯데프레시'·'롯데면세점' 앱이 없었는데, 이쪽으로 이동하려니 또 앱을 설치하라 하더군요. 롯데온 앱만 쓰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웠죠.


▶유승목 기자(이하 유)= 아직은 생각보다 준비가 덜 됐다고 봤어요. 모든 이의 관심이 초집중된 서비스 첫날부터 혼선이 빚어진 건 큰 타격이었다 봅니다. 그날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랐는데 말이죠.

▶장시복 팀장(이하 장)= 확실히 롯데가 백화점에 강점이 있어서인지 아무래도 생필품과 신선식품보다는 명품 패션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비중이 높다는 인상을 받았아요. 얘기가 나온 것처럼 계열사 앱 간의 유기적 연결이 아쉬운 부분인데, 이를 보완하면 강점이 뚜렷해 질 거라고 봅니다.

롯데온 / 사진제공=롯데온

"로그인과 회원가입 속도·편리성 더 개선됐으면"

▶유= 네 아직 다른 경쟁 e커머스와 비교하면 편의성과 구동 속도가 아직은 아쉬워요. 로그인이나 회원 가입 등의 절차도 꽤 복잡하고 느렸어요.

▶이= 저도 공감해요. 단, 상품을 보면서 바로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안내해주는 점은 좋았어요.

▶정= 검색해서 원하는 상품을 눌렀는데 상품 정보가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개선이 필요해 보여요. '타임딜'이 메인으로 뜨는데 최저가 보단 최적가를 추구한다지만, 아직은 가격이 크게 메리트 있다는 느낌이 없어요.

▶장=초개인화를 내세웠지만, 아직 제가 롯데에서 구매한 데이터가 부족해서인지 의외의 관심 밖 아이템들이 나오곤 해요. 차후 데이터 축적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에요.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롯데ON 전략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사진=롯데쇼핑

"年2만원 '무료배송' 롯데오너스...온·오프 융합 '스마트픽' 유용"

▶유= 스마트픽은 e커머스 후발주자이면서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이란 포지션에서 내세울 수 있는 최대 무기라 봐요. 롯데슈퍼나 세븐일레븐 편의점, H&B 매장인 롭스는 동네 골목 구석구석에 있으니까요.

▶이= 이번에 롯데온(백화점)에서 어버이날 선물로 홍삼을 구입해 집앞 마트에서 받을까 해요. 굳이 먼 시내 백화점을 가지 않고도, 동네에서 백화점 물건을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죠.

▶정= 저 개인적으로는 현관문까지의 배송 편리성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하는데, 굳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건진 모르겠어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오히려 롯데오너스가 주목돼요. 우선 오픈 초기라 연회원(2만원)에 가입하면 100% 포인트백을 주기 때문에, 롯데온을 계속 쓸 생각이 있다면 가입안 할 이유가 없어요. 단 배송 횟수 제한이 걸린 게 아쉽죠.

▶이= 롯데오너스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점은 무료배송 14회에요. 하지만 사실상 롯데온에서 8회, 하이마트·홈쇼핑·롯데프레시에서 각각 2회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쿠폰은 월 8회 안팎에 불과해요. 그럼에도 회비가 저렴해 고민해 볼만 하죠. 전용 제휴 할인이나 추가할인·적립 비율을 더 높이면 유입이 많이 될 듯해요.

▶유= 다른 e커머스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듯해요. 저도 벌써 가입했어요.

롯데온 모바일/사진제공=롯데온

"결제수단 다양화 필요..롯데온서 점포 할인 쿠폰도 제공하면 어떨까."

▶이= 경쟁사 쓱닷컴의 경우 페이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해요. 하지만 롯데온은 L.pay(엘페이)가 메인으로 다른 페이 수단은 제공되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결제수단이 제공돼야 현명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고 봅니다.

▶장= 지인의 경우 기존 롯데닷컴 회원 등급이 롯데온으로 전환되면서 초기화 됐다고 하더라고요. 기존 롯데 온라인 쇼핑몰 회원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듯 합니다. 그래야 충성 고객들을 계속 붙잡을 수 있을 듯해요.

▶정= 롯데온이 오픈하면서 앱 업데이트를 했는데, 며칠 뒤 계속 또 하라고 나오네요. 자주가는 매장을 선택하면 어떤 행사를 하는지, 더 자세히 나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기본 정보만 있거든요.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쓸수 있는 할인 쿠폰 같은걸 함께 주면 온·오프 교차 소비가 활성화 될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