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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때문에…사지로 달려가는 배달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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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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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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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배달량에 기사 사고 동반 증가…제한된 시간에 무리한 물량 소화 문제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하나라도 더 해야죠. 다들 저랑 비슷해요. 설마 사고나겠어요?"

올해로 2년째 배달대행 기사로 일하는 30대 라이더 A씨. 늘 쫓긴다고 했다. 오토바이를 탄 순간부터 빨리 가야한다는 마음 뿐이란다. 습관이라고도 했다. 그는 "배달건수에 따라 내 수입이 정해지다보니 자잘한 신호위반은 언제부턴가 신경 쓰이지 않게 됐다"며 "최고 수입을 올린 달이 기준이 돼다보니 적어도 그만큼 벌려고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늘어난 일거리에 폭주하는 배달 기사들…"달리는만큼 번다"


배달 기사들의 폭주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배달한 건수만큼 벌어가는 구조여서 신호 위반 등 각종 교통법규 위반에도 무덤덤한 이들이 적지 않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주문량이 늘면서 이같은 경향은 뚜렷해지는 추세다. 여기에 사고 불감증이 더해지며 생명을 잃는 배달 기사들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15일까지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등 이륜차 사고로 123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107명)보다 15% 늘었다. 이 기간 보행자·고령자·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14~15%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교통량이 줄었기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륜차만 사망자 수가 늘었다”며 “배달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륜차 교통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빨리빨리! 시간이 돈"…"과속·신호위반 등 법규 위반 무덤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이후부터 배달 주문량이 급격히 늘었다.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배달의민족 주문 건수 증가율은 각각 49%, 66%, 67%, 60%씩 증가했다. 물량이 넘치니 배달 기사들 입장에선 일거리 부족에 따른 걱정이 없어졌다. 하지만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무리하다 보니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배달 기사에게 시간은 돈이다. 제한된 시간안에 많이 배달하면 더 벌고 적게 배달하면 적게 가져간다. 과거엔 배달기사들이 음식점 직원으로 채용돼 월급을 받았지만, 배달 앱 또는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는 개인사업자로 바뀌면서 생긴 현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달 기사들은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기 위해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일삼는다.

배달대행 기사들은 한 건당 배달료로 3000원~3200원을 손에 쥔다. 1.5km 기준이다. 거리·날씨 등에 따라 500원~2000원의 프로모션이 추가로 붙는 식이다. 배달을 완료할때마다 앱에서 실시간으로 배달료를 확인할 수 있다. 배달대행 기사 B씨는 "1시간이면 보통 2~3건 정도 배달을 할 수 있지만 빨리 움직이면 4~5건도 가능하다"며 "전업으로 배달 일을 하시는 분들은 하루에 70~80건도 한다"고 말했다.


과속·급차선 변경에 인도주행까지…"강제성 띈 제재·페널티 필요"


배달 기사 자신들의 사고도 문제지만, 다른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실제 SNS에는 배달 기사들의 불법 주행으로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이들의 사연이 적지 않다. 위반 사례는 다양하다. 과속, 급차선변경, 중앙선침범, 인도주행, 역주행 등이다.

30대 직장인 C씨는 "직진하다가 우회전을 하는데 우측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갑자기 끼어들어 충돌할 뻔 했다"며 "전후좌우 방향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달대행 업체들은 이륜차 사고 위험지역 알림 서비스, 배달기사들의 안전교육 지원 등 사고 예방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배달 오토바이에 식별가능한 고유번호를 부착해 난폭운행시 신고하는 등 현실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기사들의 난폭 주행은 여러 사람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으킬만한 제재가 필수 아니겠나"라며 "배달 기사 스스로 안전운행에 대한 인식을 가지도록 업체 차원에서 페널티를 강화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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