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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운석' 45억살…지구 떨어진 운석 나이 어떻게 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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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창(충북)=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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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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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창센터 가보니

진주운석/사진=뉴스1
진주운석/사진=뉴스1
2014년 3월 9일 저녁 8시경, 커다란 운석 하나가 경남 진주 상공에서 쪼개져 떨어졌다. 약 420g, 4kg, 10kg, 20kg 무게의 운석 4개가 발견됐다. 겉으로 볼 땐 그저 일반 돌덩이에 불과한 이 물체가 운석이라고 판명되는 데는 우리나라에서 1대 밖에 없는 고가의 최첨단 연구장비가 동원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로 분석한 광물의 가장 안쪽 나이, 중간 나이, 바깥쪽 나이 등 부분별 연대측정값이 표시된 자료를 관계자가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로 분석한 광물의 가장 안쪽 나이, 중간 나이, 바깥쪽 나이 등 부분별 연대측정값이 표시된 자료를 관계자가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세계서 가장 진귀한 연구장비 집결=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창센터. 이곳엔 물 분자, 인간의 혈관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3T휴먼자기공명영상’, 모세혈관과 실핏줄 속까지 들여다보는 ‘7T휴먼MRI’, 그리고 운석은 물론 지구 나이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 등 각종 첨단 분석 장비가 즐비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캠퍼스_동위원소분석연구동/사진=KBSI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캠퍼스_동위원소분석연구동/사진=KBSI

진주 운석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장비가 바로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다. 이기욱 KBSI 박사는 “운석이 어떤 성분으로 돼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운석이 어디서 날아 왔는 지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질 과학자들은 진주 운석이 작은 소행성체 일부가 떨어져 나온 시원 운석(미분화운석)이라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만약 화성·목성 등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이었다면 값어치는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진주 운석은 떨어진 지 하루 이틀 상간에 발견돼 보존 상태가 좋아 과학적 연구가치가 충분했다. 수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로또 운석’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4개 운석은 여태껏 팔리지 않았다.

이곳 이용자 절반은 해외 연구자다. 그럴만도 한 게 7T휴먼MRI의 경우 아시아를 통틀어 KBSI에 한 대 있다. 장비값이 100억 원대에 달한다.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도 전 세계에 19대 정도 있고, 우리나라에는 단 1대 뿐인 귀중한 장비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창캠퍼스_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의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창캠퍼스_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의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심스’, 월석 분석이 시초=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는 마치 ‘새우등’처럼 반원 형태로 생겨 ‘슈림프’(shrimp·새우)라는 별칭이 붙었다. 현장 연구자는 이 장비의 모델명을 따다 부르기 편하게 ‘심스(SIMS)’라고 칭했다. 토양연대측정과 미량동위원소를 정밀측정해 암석·광물 나이를 측정하는데 주로 쓴다.

굽어진 상태에서 가로 길이 약 5m 정도 되는 심스의 특징은 머리카락 단면의 10분의 1 정도 되는 매우 작은 시료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것. 측정법은 이온빔을 시료 표면에 쏴 이때 발생하는 이차이온 양을 측정한다. 이 박사는 “쉽게 말해 운석과 같은 대상 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동위원소값을 측정하는 방식"이라며 "측정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 내부의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 내부의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이 장비는 1980년대 초반, 호주 국립대학이 아폴로 달 탐사선이 가져온 월석(달의 암석)의 나이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했다. 국내 연구진은 이 장비로 진주 운석 나이가 45억살임을 알아냈고, 북한산이 1억8000만년에서 1억30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 생성됐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 장비가 도입되기 전엔 광물을 통째로 녹여 측정하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양이 적은 월석을 분석하기엔 적절치 않았다. 이 박사는 “강산이나 약산에 시료를 넣고 녹여 그 용액 안에 남아 있는 우라늄과 납의 양을 분석하는 전통적 방법은 대략 100년 이상 사용됐다”며 “심스는 시료를 녹이지 않고 고체 표면을 분석하는 방식이라서 소중한 시료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녹여서 분석하던 이전 방식은 시약을 이용한 고온·고압처리 과정이 있어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반면, 심스는 모든 실험 과정이 약 16시간 이내로 걸린다.

또 이전 장비로 확인이 어려웠던 광물의 가장 안쪽, 중간, 바깥쪽 나이 등 부분별 연대측정도 가능하다. 이 박사는 “발전소, 방폐장 등 민감한 시설을 지을 땐 해당 지역에 지진이 없었는지 등 지질의 안전성을 꼼꼼하게 검사해야 하는데 그때 이 장비를 쓴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KBSI 박사가 유리원형판에 놓여진 시료가 정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기욱 KBSI 박사가 유리원형판에 놓여진 시료가 정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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