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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600명·연50억 속눈썹 공장, 韓 왔더니…"매출 4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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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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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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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메이드 인 코리아']'스마트'한 기업이 돌아온다…이낙규 생산기술연구원장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 달라진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정책은 ‘제조업 리쇼어링’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무역·투자 상대국의 국경봉쇄가 잇따르면서 우리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 소비시장과 저임금 인력을 찾아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취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제조업 생태계는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짜인다. 대기업을 돌아오게 하는 과감한 정책전환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낙규 원장/사진=홍봉진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낙규 원장/사진=홍봉진 기자
# 인조 속눈썹 제조업체 인터워크코리아. 이 회사는 최근 인도네시아 공장을 국내로 옮기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노동집약적 공정 특성상 인건비가 싼 인도네시아 오지에 공장을 열어 수작업으로 속눈썹을 제조해왔던 중소기업이다.

인조 머리카락 80여 개를 하나의 매듭으로 묶어 속눈썹을 만드는 과정에 약 600여 명의 현지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소재가 가늘고 작아 사람이 다루기 어려웠고 그만큼 생산성도 낮았다. 특히 힘든 공정 탓에 이직이 잦고 숙련공 확보도 어려워 품질을 유지하기가 꽤 까다로웠다.

이 회사가 사업장 유턴을 결정한 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의 지원을 받으면서부터다. 제조공정 자동화를 요청했고, 생기원은 속눈썹 제조 자동화 장비를 개발·지원했다. 인조 속눈썹을 자동 재단하고 연마할 수 있도록 후처리 공정을 자동화하고 제조된 속눈썹의 염색·열처리 공정도 최적화했다. 기존 1000평 공간에 600명의 현지 인력을 필요로 했던 이 회사는 이제 100평대 공간에 300대의 장비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회사측은 기존 50억원이던 매출을 200억원대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생기원이 추진 중인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 예정 기업 지원 사업’의 대표적 성과 사례다. 이낙규 생기원 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유턴 기업의 성공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조공정의 스마트화’를 꼽았다. 고정밀 산업 로봇, 인공지능(AI) 등으로 인력을 대체하면서 인건비 등의 생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국가·조직은 큰 위기 속에 변화를 꾀하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획기적 전환 중 하나가 리쇼어링”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그는 “싼 인건비나 큰 시장을 찾아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우리는 도대체 왜 했나, 그것을 먼저 쳐다봐야 한다”면서 “이 질문의 해답에 대한 솔루션을 마련하면 다시 돌아올 메리트가 생기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낙규 원장/사진=홓봉진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낙규 원장/사진=홓봉진 기자
올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지구촌 공장’ 중국이 셧다운 돼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국 의존도가 도리어 안정적 경영 활동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쇼어링에 대한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원장은 “과거에는 인건비 등의 비용절감이란 경영 논리가 우세했다면 이제는 공급 안전성이 더 절실해 졌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내수 경제를 활발하게 진작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다 국내 일자리 창출 측면까지 고려돼 리쇼어링이 최우선 선결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역시 내실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외 진출 중소·중견기업들의 20% 정도가 리쇼어링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인력 확보 및 인건비 부담 문제 등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로 복귀한 제조업체는 68개사에 그친다. 이 원장은 “노동조합, 규제, 법인세 등의 문제는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고, 공공연구기관 입장에선 인건비 문제, 제품 품질 유지 문제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ICT(정보통신기술)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제조 기업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제조사들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신흥국으로 나가던 때는 이런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먼 미래 얘기였지만, 이젠 협동로봇, AI 등으로 인력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맞춤형 자동화 라인 설계·개발을 지원한다면 그분들이 돌아와도 승산이 있겠다, 수지타산 맞아 들어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다 도입한다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AI 소프트웨어(SW) 전문가가 아닌 제조공정을 잘 아는 숙련된 현장(도메인) 인력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접목된 최신의 공장, 이른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선 다양한 공정 지능화 기능들을 기존 장비·공정 단위에 최적화해 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기존에는 소프트웨어 하는 사람이 제조현장에 가서 전 공정을 지능화하겠다고 했고 관련 부처·기관에서 용도가 모호한 수 천 만원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중소기업에 무료로 뿌렸다”면서 “하지만 정작 대부분 기업들이 받아 놓고 활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기업 입장에서 당장 급한 것도 아니고, 써먹으려 하니 우리 공장이랑은 딱 맞지도 않고, “어디에 써 먹지?”라는 물음표가 생겼다는 것.

이 원장은 녹인 쇠붙이를 거푸집에 붓는 주조를 예로 들어 “온도·화학 조건은 어떻게 맞추지, 주조용 틀은 어떻게 만들지, 녹인 금속 유체를 어떻게 흘려보내지 등의 설계는 현장 인력들이 가장 잘 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알기는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예로 삼아 “개발 초기 바둑을 둘 때 생뚱맞은 곳에 수를 놓아 오류가 나면 이를 바로잡는 건 구글 프로그래머가 아닌 바둑 전문가였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안 돼 하면서 학습을 시키는 과정에서 도메인에 있는 사람이 인풋(In-put)·아웃풋(Out-put)을 보고 디버깅 (debugging·오류수정)해 AI 학습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국내 유턴 기업들의 성공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AI 스마트제조 플랫폼’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의 모든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스마트 제조 공정 모듈’을 일일이 보급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그래서 기계 가공, 사출·금형 등 비슷한 성격의 산업군을 묶어 공통된 AI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예컨대 물병이나 자동차 부품 등은 사출공정 방식으로 만드는 방식은 똑같지만 온도·가압, 쿨링타임 등의 조건이 약간씩 다르다”면서 “공통된 플랫폼을 가지고 각 기업 주력제품 특색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customizing·맞춤제작서비스)을 해주고 ‘AI공정데이터센터’를 통해 각 공장별 상황을 AI를 통해 자동으로 원격 모니터링 하고 디버깅해주는 시스템을 5년 이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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