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의 선물' 극찬한 약, 코로나 치료제 후보서 빠졌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워싱턴=AP/뉴시스]6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소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과학적 근거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치료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장하는 가운데 이 약의 효능 여부를 놓고 코로나19 대응 전담반(TF)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04.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복용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안전상의 이유로 코로나19 치료제에서 배제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 중단을 공식화했다"며 "따라서 치료제 후보에서 배제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일부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 국내 중앙임상위원회도 지난 2월 치료 합의안을 통해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중 하나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꼽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주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료안전감시위원회의 안전성 심의 기간 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영국 의학저널 '랜싯'은 671개 병원 9만6000여 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의 사망 위험도가 34%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권 부본부장은 "중단된 약재 이외에도 다른 치료제 후보도 망라돼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실무추진단과 지원단을 통해 치료제·백신 연구 우선순위를 정했고, 연내에 최소 세 가지 약물에 대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