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고 교실 에어컨? …"닫는 대신 마스크 착용 제대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오후 대구동도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들이 교실 책상 위에 설치된 칸막이를 점검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추가 등교수업 실시로 등교하는 학생이 늘어난 가운데 교실 내 에어컨 사용이 학교방역에 관건으로 떠올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7일 유치원생·고2·중3·초1~2 등교수업 실시에 맞춰 유치원·학교 내 마스크 착용과 에어컨 사용 지침을 발표한다.


단계적 등교수업 실시로 교내 학생 밀집도가 상승하고 날씨도 차츰 더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학교에 적용할 새로운 지침을 마련해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에어컨과 관련된 지침은 교육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학교뿐 아니라 모든 건축물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도 그 기준에 맞춰서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4일 학교 내 밀집도 최소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에어컨을 가동하되 모든 창문을 3분의 1 이상 개방하도록 결정했다.


에어컨이 밀폐된 실내에서 공기를 흡입했다가 냉각해 배출하는 방식으로 작동되는 만큼 비말(침방울)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크다는 지적에서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당시 경기 평택에 있는 한 병원에서 에어컨 사용이 전염병 전파 원인으로 지목된 사례도 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에서 방역 전문가들이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을 실시하며 교실 에어컨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제는 개학 자체도 학기 초에 연기된 바 있어 평년보다 무더위 속에서 학교로 나와야 하는 일수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에어컨 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되 오히려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는 대신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뾰족한 정부 대책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게 오전에 수업을 듣고 하교할 수 있게 단축수업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을 줄여 기온이 오르기 전에 필요한 수업을 끝낸 뒤 학생들을 하교시키는 방식으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것이다.

교육부 방침과 달리 창문을 닫은 채로 에어컨을 가동하지만 대신 마스크를 철저하게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창문을 3분의 1 열면 온도가 올라가는데 학생들이 마스크 쓰는 게 답답할 수 있고 냉방 효율도 떨어진다"라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시원한 상태에서 수업에 집중하고 쉬는시간에 환기하는 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에어컨 탓에 비말이 날리더라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면 방어가 된다"면서 "교실 내 온도가 높으면 오히려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안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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