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보다 싸면 계약 끊었다…요기요 4.7억 과징금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배달앱 요기요가 최저가보장제란 명분으로 음식점이 전화주문이나 다른 배달앱으로 자사보다 더 싼 값에 음식을 팔지 못하게 강요한 사실이 적발됐다.

음식점이 제도를 어기면 시정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계약을 끊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발해 과징금 4억6800만원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요기요는 2013년 6월 입점 음식점을 대상으로 최저가보장제를 일방적으로 시행했다. 요기요 가격이 다른 경로를 통해 주문한 가격보다 비싸면 소비자에게 차액의 300%(최대 5000원)를 쿠폰으로 보상해주는 제도다.

얼핏 소비자에게 유리한 제도지만 결과적으로 음식점·소비자가 모두 피해를 봤다. 요기요는 최저가보장제를 시행하면서 음식점이 직접 전화 주문을 받거나, 다른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팔 때 요기요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음식점은 가격을 자유롭게 정하지 못했고, 소비자는 보다 싼 값에 음식을 주문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요기요는 자체적으로 SI(Sales Improvement)팀 등을 운영해 최저가보장제가 준수되고 있는지 관리했다. 전 직원으로부터 최저가보장제 위반 사례 제보를 요청했다. 직원이 소비자로 가장해 요기요 입점 음식점에 가격을 문의하는 방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최저가보장제를 위반한 144개 음식점을 적발해 요기요 가격 인하, 다른 배달앱 가격 인상, 배달료 변경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에 응하지 않은 43개 음식점과는 계약을 끊었다.

공정위는 요기요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음식점의 자유로운 가격결정권을 제한한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조홍선 공정위 서울지방사무소장은 “배달앱이 규모가 영세한 음식점을 상대로 가격 결정 등 경영활동에 간섭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