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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갑질의 민족입니까? 요기요 '팀킬' 날벼락 맞은 배민[이진욱의 렛IT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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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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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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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의 렛IT고]공정위 눈치보는 배민, 요기요 논란에 움찔…독과점 폐해 '갑질' 코드 수면 위로

[편집자주] IT 업계 속 '카더라'의 정체성 찾기. '이진욱의 렛IT고'는 항간에 떠도는, 궁금한 채로 남겨진, 확실치 않은 것들을 쉽게 풀어 이야기합니다. '카더라'에 한 걸음 다가가 사실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는 게 목표입니다. IT 분야 전반에 걸쳐 소비재와 인물 등을 주로 다루지만, 때론 색다른 분야도 전합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이 조용하다 싶었는데 요기요가 논란이다. 형제끼리 사고도 나눠서 치는 모양새다. 역시나 '갑질' 논란이다. 음식점 사장들에게 다른 앱이나 전화주문으로 더 싸게 팔지 말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음식점에 최저가 보장제를 강요하고 어길시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줬다고 봤다. 시정명령과 4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사자인 요기요보다 더 놀란 쪽은 배민이다. 기업결합심사라는 살얼음판을 걷는 와중에 날벼락이다. 도움을 받아도 모자랄 판국에 팀킬이라니.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 배달앱 1, 2위 배민과 요기요는 두 업체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심사 중이다. 배민과 요기요는 한배를 타기 직전인 셈이다.


배민 게르만민족 커밍아웃에 공분…상생 집중하며 '갑' 이미지 버리기 집중


배민의 브랜드 이미지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시점부터 추락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란 질문에 1등 사업자로 만들어놨더니 "게르만민족입니다"라며 커밍아웃 해버렸다. 배신감이 컸다. 여기에 독과점 논란이 보태졌다.

배민 인수를 추진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이미 요기요와 업계 3위 '배달통'까지 휘하에 두고 있다. DH가 배민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 99%를 차지하게 되는 상황. 이를 이용해 수수료까지 올리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을 소상공인들은 경계한다. 공정위는 이점에 주목하며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배민의 살 길은 이미지 전환뿐이었다. 상생을 택했다. 독과점과 연결되는 '갑'의 이미지를 떼고 '다함께 잘먹고 잘살자'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실제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와 음식점 지원에 관한 자료들만 냈다.

그러다 대형사고를 쳤다. 수수표 개편 시도다. 이미 합병계획 발표 당시 예고했던 개편안이지만, 실제 단행할지는 몰랐다는 의견이 많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식당을 닫네 마네 하는 분위기였다. 배민은 절반 이상이 득을 보는 개편안이라고 주장했지만, 음식점들은 수수료 인상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배민은 열흘 만에 수수료 개편을 전면 백지화했지만, 이미 많은 걸 잃은 뒤였다. 정치권은 배민의 독과점 횡포라고 비난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공공배달앱을 대안으로 세웠다. 반(反) 배민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배민은 처음부터 다시 상생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았다. 달리 방도가 없었다. 계속 퍼줬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사줬고 식당에 서빙로봇을 무료 지원했다. 또 입점 업주들에게 비상금 대출 이자와 CCTVㆍ 인터넷 통신비도 내줬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2020.6.2/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2020.6.2/뉴스1


혁신·갑질 여부가 합병 기준될 듯…타다도 혁신이라던 공정위, 요기요 사례가 관건?


공정위는 이번 처분이 배민 인수 건과의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기업결합 심사에선 개별 사건보다 시장지배력 여부와 공동행위(담합) 가능성이 중점 심사요인이란 배경에서다. 하지만 요기요 사안의 핵심이 '갑질' 코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로선 요기요만 해도 입점 음식점에 대한 경영간섭 등이 이 정도인데, 20%이상 점유율이 높은 배민은 어떻겠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 있다. 시장 독과점으로 인해 경쟁제한 등 폐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공정위는 이번 제재를 통해 요기요가 플랫폼 갑질에 특화돼 있고, 이를 기반으로 언제든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업계는 양사 간 합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 점주와 소비자들의 신뢰 상실이 너무 크다는 이유다. 다만 공정위가 혁신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조건부 승인을 택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배민과 요기요 간 기업결합에 대해 "(두 회사 합병이) 혁신을 촉진하는 측면과 독과점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측면을 균형 있게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혁신과 갑질 여부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앞서 조 위원장은 사업을 접은 타다를 혁신으로 간주한 바 있다. 요기요로 불거진 논란에 눈길이 더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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