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광고 디스전'…승자도 패자도 없이 끝났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삼성전자 QLED 8K TV 98인치 /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TV 광고 전쟁’이 상호 신고 취하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싸움을 끝까지 끌고 가 정부 제재를 받으면 서로 손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호 신고한 사건과 관련, 양사가 신고를 취하하고 소비자 오인 우려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심사절차 종료를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9월 LG전자는 “백라이트가 있는 삼성전자의 TV를 ‘QLED TV’로 표시·광고한 행위는 거짓·과장”이라며 삼성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QLED는 퀀텀닷이라는 자발광 물질을 활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인데, 삼성전자 제품은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이라는 주장이다.

10월에는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섰다.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비교·비방 광고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것. LG전자가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블랙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컬러는 과장될 수 있다”고 비하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가 보기에 ‘영어 욕설’로 볼 수 있는 장면도 사용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자사 OLED 기술이 뛰어나다고 광고하면서 ‘FELD’ ‘ULED’ ‘QLED’ ‘KLED’ 등으로 명칭을 차례로 노출해 욕설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양사는 급작스럽게 공정위에 상호 신고 취하 의사를 밝혔다. 공정위는 이런 사실과 함께 삼성전자의 QLED 명칭 사용과 관련 △영국, 호주 등 해외 자율광고심의기구 등에서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현재 QLED TV라는 용어가 광의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QLED TV에 백라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강조해 표시한 점도 고려했다. LG전자는 비방으로 논란이 된 광고를 중단하는 등 소비자 오인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 등을 종합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양사는 향후 표시·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네거티브 마케팅은 지양하고 품질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