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세상읽기]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사진=통계청

남북극의 빙하가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빙하를 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2018년에 발표한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여름은 19일 길어졌고 겨울은 18일 짧아졌다. 평균 기온 또한 1.4℃ 상승했다. 1℃ 상승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기온이 1℃ 오를 때 65세 이상 인구집단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6% 증가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과일 재배 지도도 바꾸고 있다. 통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보면 제주 토박이인 감귤은 몇 년 전부터 육지로 올라와 전남 고흥과 경남 통영, 진주에 새 터를 잡았다. 국민대표 과일인 사과는 재배한계선이 북으로 이동하면서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22세기에는 파파야나 망고에게 제사상 터줏대감 자리를 내줄지도 모른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부터 질병, 우리 먹거리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좀 더 편리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심에서 발생한 문제가 결국 지구 생태계의 변화로 돌아오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던진 부메랑이 반환점을 돌아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돌진하고 있는 셈이다.

한 번 뜨거워진 지구의 온도는 다시 낮출 수는 없다고 한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일뿐이다. 약간의 불편함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장 볼 때는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안 쓰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 등 아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지난 5일은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대응을 다짐하며 제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통계청은 작년 가구주택기초조사에 이어 올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태블릿 PC를 활용해 종이 낭비를 줄일 예정이다. 세계 환경의 날을 계기로 기후변화가 ‘기후재난’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작지만 단호한 움직임을 함께 이어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