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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대출신청 검토 제대로 안한 저축은행 감사위원 배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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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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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신용조사 후 부실회사에 대출…선관주의의무 위반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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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저축은행 감사위원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 한 다음 부실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해줬다면 저축은행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예금보험공사가 유모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유씨는 A저축은행의 대표이사로, 이모씨와 김모씨는 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다.

A저축은행은 B사에 2008~2009년 총 77억원, C사에 2009년 80억원 등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개 회사에 각 30억~80억여원의 대출을 해줬다.

그런데 B사 등 4곳은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거나 대출 직전 설립된 신생 영세업체였고, 나머지 회사들도 재무상황 및 상환능력이 의심되거나 불확실한 상태였다.

A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직무규정은 1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서는 상근감사위원이 그 내용을 사전 또는 사후적으로 검토하고 필요 시 의견을 첨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위원 이씨 등은 이 과정에서 B사 등의 대출신청서 등을 검토하고 별다른 의견 없이 승인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출액이 상당한 규모였음에도 채권회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에 대한 신용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재산 및 소득에 관해 확인하지 않는 등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책임조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대표이사 유씨와 감사 이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유씨는 불법대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며 임원들과 연대해 예금보험공사에 18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감사위원에 대해서도 "이씨 등이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던 시기 위법한 대출이 이뤄졌고, 이들이 감사위원으로서 법령에 정해진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2~4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이씨 등이 각 대출이 위법·부당하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감사위원회의 위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고, 고의·과실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위반해 임무를 다하지 않은 때에는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 등은 상근감사위원으로서, 자신이 서명한 대출 신청서류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검토했더라면, 대출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을 거쳐 충분한 채권보전조치 없이 이뤄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씨 등은 대출이 위법·부당한 것인지에 관해 추가로 조사하거나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사회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해 위법·부당한 행위의 시정 등을 요구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이씨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원심 판단에는 금융기관 감사위원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할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2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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