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까지 해놓고…" 민주당 광주 서구의원들 의장선거 '뒤통수?'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의원들이 하반기 서구의회 원구성을 위한 의원 총회를 열고 서명한 서약서. 서약서에는 의총에서 하반기 의장으로 호선된 오광교 의원을 본회의에서 선출하자는 의원들의 서명이 담겨 있지만 정작 본회의에서는 다른 의원이 선출됐다.(민주당 광주시당 제공)2020.7.2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이 의원 총회 합의를 어기고 다른 후보를 의장으로 선출하면서 해당 행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비열한 야합'이라며 '응분의 조치'와 함께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 서구의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영 의원, 부의장에 박영숙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김 의원은 재석의원 13명 중 8명, 박 의원은 10명이 찬성해 당선됐다.

애초 민주당 의원들은 김태영 의원이 아닌 오광교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하기로 약속했다.


민주당 서구 의원 9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하반기 원구성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오 의원을 의장 후보로 호선했다.

이들은 '의원 총회에서 선출된 의장단 후보가 선임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를 어기면 당규 규정에 따라 징계에 처해질 수 있음을 확인한다'며 직접 서명했다.

이는 민주당 중앙당과 광주시당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중앙당은 최근 윤호중 사무총장 명의로 '광역·기초의회 의장단 선출에 관한 지침'을 각 시도당에 내려보냈다.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잡음을 없애고 금권·향응 제공. 타 정당과의 야합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이 관리하고 선출 방법을 당론으로 결정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6월 말쯤 당내 의원 총회를 열어 의장단을 결정하고 시의회 본회의 표결에서는 투표권을 그대로 행사하도록 결정했다.

이 당론에 따르면 민주당 서구의원들은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으로 오광교 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본회의 투표에서는 민주당 일부 구의원들이 서약서와 달리 김태영 후보에게 투표했다.

무기명 투표라 누가 '배신'을 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정황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완전 범죄다.

서구의회는 민주당 9명, 민주평화당 2명, 민중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잔뜩 화가 났다.

광주시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내 의총 합의를 어기고 김태영 의원이 출마해 당선됐다"며 "관련 행위에는 최소 4명의 당 소속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 총회 결정사안은 당론"이라며 "정당에 소속된 의원이 당론을 어기는 것은 해당행위이자 당의 근간을 훼손하는 엄중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원 스스로 합의서에 서명까지 해놓고도 '비열한 야합'에 나선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관련 내용을 당헌·당규의 규정에 따라 윤리심판원과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 등에 보고하고 반영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야합을 일삼는 세력이 두번 다시 선출직공직자가 될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을 시작하겠다"며 "당의 명예가 개인의 사소한 욕심에 의해 실추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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