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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 이미 뿌려놨다"…반나절이면 손에 쥐는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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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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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언택트 마약 거래, 중독된 한국 (下)



"코로나로 힘드시니까 싸게 모셔요" 기막힌 마약거래


"서울 곳곳에 이미 뿌려놨다"…반나절이면 손에 쥐는 마약

"저희는 필로폰만 팝니다. 퀄(품질)은 단골손님들도 좋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무리하지 말고 반개만 구입하세요. 사장님 수량 몇 개 안 남아서 서두르셔야할 것 같습니다."

마약은 이미 ‘언택트 소비 시대’다. SNS나 다크웹을 이용해 판매상을 찾고, 근처에 숨겨 놓은 마약을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이 쓰인다. 취재진도 손쉽게 온라인 판매상과 접촉할 수 있었다. 판매상은 '코로나로 요즘 경제가 힘든 만큼 단가를 인하했다'며 구매를 재촉했다.

쉬운 구매 과정 탓에 마약은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CJ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욱 전 의원의 장녀 등 유명인과 연예인에서 청소년, 주부로 마약이 퍼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마약사범 검거는 검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마약 청정국’이란 단어는 빛바랜지 오래다.

◇'언택트 마약 거래' 국제우편 밀수 증가...다크웹와 가상통화 결합

"서울 곳곳에 이미 뿌려놨다"…반나절이면 손에 쥐는 마약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단속은 661건으로 전년과 비슷했으나 중량은 412.1kg으로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찰이 집계한 마약사범은 1만6044명으로 역대 최고(전년대비 27.8% 증가)를 기록했다.

마약 단속 중 눈여겨 볼 점은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밀수다. 지난해 단속 중량(61.7kg)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3년 전(2016년)과 비교하면 2.8배나 늘었다.

다크웹이나 SNS 등 인터넷을 통해 해외 판매자에게 주문한 필로폰을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로 국내에 반입하는 시도가 늘어난 것이다. 가상통화로 돈을 쉽게 보낼 수 있는 점도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제 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필로폰 밀수 적발 중량은 13kg으로 전년 대비 3.6배나 늘었다. 필로폰 13kg이면 약 43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필로폰은 한국의 주종 마약으로 분류된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 가상통화 등 신종수법과 국제택배가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필로폰이 주로 유통되지만 최근 북미 지역의 대마 합법화 등의 영향으로 대마 사범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마약 광고 수두룩...마약 이미 주요 지역에 숨겨놔

온라인 마약상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취재진이 SNS와 다크웹에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각종 광고가 떴다. 판매상은 판매하는 마약의 종류, 1g당 가격 등을 자세히 써 놨다. 대부분 안전하고, 진품을 빠르게 전달한다고 광고했다.

한 판매상에게 말을 걸어봤다. 서울 지역에 산다고 하자 이미 주변에 ‘드랍’(숨겨진) 마약이 있다고,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요 거래 지역에 이미 마약을 뿌려 놓은 것이다. 예시로 알려준 장소는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으나 모르고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장소여야 의심을 덜 받을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마약을 찾으러 갈 때 주의사항도 자세히 알려줬다. 철저히 거래는 철저하게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모두 거래가 가능했다.

마약상은 "요즘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객이 어려울 것 같아 단가를 인하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물건 들여오기도 힘든 만큼 빨리 구매하라"고 재촉했다. 돈만 보내면 반나절이면 마약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유혹했다. 마약으로 보이는 물건의 사진도 함께 보내줬다.

법무법인 효성의 김원용 변호사는 "클럽, 성매매 업소 등이나 판매처를 아는 대리인을 통해 판매되던 마약이 '비대면 판매'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SNS나 다크웹을 통해 조금씩 자주 구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 기간을 7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자수방법은 경찰관서에 본인이 직접 출석하거나 전화·서면 등을 이용한 신고도 가능하다. 가족·보호자·의사·소속 학교 교사 등이 신고해도 본인의 자수에 준하여 처리된다.

정경훈 기자, 김남이 기자



"해외에선 기호식품인데…" 계속되는 대마 합법화 논란


"서울 곳곳에 이미 뿌려놨다"…반나절이면 손에 쥐는 마약

"취임 첫날 마리화나 관련 전과를 모두 지우겠다"

지난 2월 미국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 민주당 경선 유세 현장에서 밝힌 공약이다. 샌더스 의원은 중도하차했지만 미국 내 친(親) 대마 여론은 여전하다.

한국서 '입문 마약' 취급 받는 대마가 일부 국가에서는 기호식품인 셈이다. 마약 단속에 엄격한 중국도 2003년부터 의료용 대마를 일부 지방에서 합법화, 전 세계 대마 생산량은 물론 관련 특허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부터 일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지만 그 폭을 넓히자는 요구가 계속 나온다.

◇전 세계에 분 '그린 러시'…커지는 대마시장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대마 시장의 규모는 12조원이었다. 이어지는 기호용 및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 확대에 따라 2026년까지 10배인 11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19세기 금광을 찾아 막대한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 '골드러시'에서 유래한 '그린 러시(green rush)'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최근 대마 제조 기업들이 증권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그 열기가 식긴 했지만 산업 규모는 꾸준히 커질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의료용 대마 확대에 대한 요구가 여전한 이유다. 대마가 유해하지 않다며 기호용·의료용 대마를 적극 받아들이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한국도 대마 관련 마약류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마약류는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오용시 신체적ㆍ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고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물질로 규제 대상이다. 그러나 대마합법론자들은 대마에 마약 효과를 가진 성분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의료용인가 입문 마약인가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강성석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대표는 "난치성 질환을 겪는 환자의 경우 의료용 대마가 정말로 필요한데 1970년대에 설립된 법에 따라 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중독성이 없는 대마 성분인 칸나디비올(CBD)은 서구 국가는 물론 일본, 중국, 태국 등에서 합법화했다"면서 "서구 국가야 문화가 많이 다르다고 해도 아시아 국가에서도 CBD 합법화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부터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대마 성분 의약품을 4종을 허가하고 있지만 CBD 등은 제외돼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도 대마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의료용 대마만 허용된다해도 결국 대마의 마약 성분까지 유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 일부 주, 캐나다 등의 대마 합법화로 여행자, 유학생 등이 대마 관련 제품 등을 밀수하거나 흡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대마사범은 2629명으로 전년(1533명) 대비 71.5% 증가했다. 전체 마약류사범의 16.4%에 달하는 수치다.

법무법인 효성의 김원용 변호사는 "대마는 환각을 유발하는데, 환각에 노출된 사람은 더 센 마약을 찾게 된다"면서 "대마가 입문용 마약으로 불리는 이유고, 대마 자체가 위험하기보다는 다른 마약을 찾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규제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담배가 대마보다 유해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대마를 포함한 마약류는 마취, 즉 인간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직까지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찰은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 기간을 7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자수방법은 경찰관서에 본인이 직접 출석하거나 전화·서면 등을 이용한 신고도 가능하다. 가족·보호자·의사·소속 학교 교사 등이 신고해도 본인의 자수에 준하여 처리된다.

정한결 기자



마약 단순초범은 대부분 '집행유예', 왜?


세계법제정보센터에 게시된 각국 마약사범 처벌기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세계법제정보센터에 게시된 각국 마약사범 처벌기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검찰에서는 늘어나는 마약사범의 숫자를 고려해 이들의 처벌 수위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투약사범의 경우도 예외는 없다. 마약사범 전체에 대한 양형을 강화해 범죄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CJ그룹 장남 이선호씨와 홍정욱 전 의원의 딸 홍모씨에게 검찰은 각각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 입국하며 액상 대마 등 마약류를 국내에 몰래 들여온 혐의로 기소됐다.

단순한 마약 소지의 경우 법원에서는 통상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단순 투약 목적이라고 주장했던 두 사람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은 이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이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현실과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해 구형량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특정 범죄에 대한 일관적인 처벌 강화는 범죄를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음주운전이 대표적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같은 대처가 마약사범을 줄이는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관용' 베푸는 법원? 단순 투약사범만 해당

법원은 그러나 두 사람에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마약중독자들을 처벌보다는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선처한 것이다. 두 사람이 초범인 점, 법정에서 치료를 통해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 등이 고려됐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황씨는 2011년 대마초 흡연으로 적발됐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다시 마약투약으로 적발됐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황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했고, 법원은 보호관찰과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법원이 유력인의 자제를 특별히 봐줬다고 보긴 어렵다. 단순 투약사범의 경우 유통·매매 목적 없이 본인이 투약하려 했다면 약식명령 청구나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식명령이 청구되면 정식 재판 없이 벌금만 물고 사건을 끝낼 수 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아예 재판 없이 수사단계에서 사건이 끝난다.

여기에 마약사범 수사는 제조·밀수·판매책을 근절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마약을 소지·투약한 이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마약사범 양형기준에 '중요한 수사협조'를 특별양형인자로 넣고 감경요소로 반영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법원만 단순 투약사범에 대해 지나치게 선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단순 소지·투약한 경우 초범은 최대 징역 1년 또는 1000달러 이상 벌금, 재범은 최대 징역 3년 또는 5000달러의 벌금에 처한다. 스페인은 마약을 단순 소지한 경우 601~3만 유로의 범칙금만 부과한다.


◇전체 마약사범 기소율, 실형선고율은 결코 낮지 않아

대검찰청이 지난달 발간한 '2019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은 마약류사범 1만6829명을 적발해 33.4%에 해당하는 5619명을 정식 기소했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피의자를 정식 기소하는 비율은 8.7%에 불과하다.

기소유예, 약식명령 청구가 아닌 정식 기소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이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해 마약사범 4199명의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52.7%에 해당하는 221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인원은 1723명으로 전체의 41%였다. 실형 선고 비율이 높은 것은 재범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대검은 분석했다. 유혹을 끊지 못하고 다시 마약범죄에 손댔다면 초범 때와 달리 엄벌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마약사건에서 핵심은 투약자보다는 제조·판매책을 근절하는 것"이라며 "일부 집행유예 사건이 보도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검찰, 법원 모두 마약 사건을 과거보다 엄중히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 기간을 7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자수방법은 경찰관서에 본인이 직접 출석하거나 전화·서면 등을 이용한 신고도 가능하다. 가족·보호자·의사·소속 학교 교사 등이 신고해도 본인의 자수에 준하여 처리된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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