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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0원에서 '따상' IPO까지…27년만에 이룬 SK바이오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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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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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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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SK바이오팜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요즘 증권가의 화제 종목은 단연 SK바이오팜 (159,500원 상승4000 2.6%)이다. SK바이오팜 (159,500원 상승4000 2.6%)은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만 역대 최대인 약 31조원이 몰린 데 이어 상장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로 직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사주 물량을 배정받은 임직원들의 예상 이익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일화까지 회자되며 전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임상 단계가 아닌 상업화 단계에서 상장하는 업체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낸 곳이다. 특히 지난 5월 미국에서 출시한 난치성 뇌전증(발작이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질환)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최대 2조원 규모의 매출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주가 급등세는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바이오팜 (159,500원 상승4000 2.6%)의 현재(5일) 주가는 16만5000원으로, 이미 증권가 목표주가(10~11만원)를 한참 넘어섰다.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수급요인에 의해 급등한 만큼 주가도 단기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년만에 이룬 꿈…개발·임상·FDA 승인까지 '나홀로' 다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직원들과 20여년간 함께한 모든 어려움이 한순간에 잊혀지는 것 같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꺼낸 말이다. 조 대표의 말대로 SK바이오팜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순탄대로를 겪어온 것은 아니다. SK바이오팜의 현재를 만든 배경에는 27년간의 인내와 노력이 있었다.

SK바이오팜은 1993년 최종현 선대 SK 회장이 대덕연구원에 꾸린 신약개발 관련 팀에서 시작됐다. 이로부터 3년 뒤인 1996년 수면장애 치료 신약후보물질 '솔리암페톨'의 국내 기업 최초 미 FDA IND(임상시험승인) 획득이 첫 성과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자체 개발 신약 엑스코프리는 2001년 최초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인허가 과정 등 약 27년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일군 결실이다. 2001년은 조 대표가 SK라이프사이언스랩장으로 영입되며 SK그룹의 바이오사업과 인연을 맺은 첫 해이기도 하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11월 미국 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고,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지난 5월 미국에 출시됐다.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 등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지난해 2월에는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이하 아벨)와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벨은 올해 3월 EMA(유럽의약청)에 엑스코프리의 신약 판매 허가 신청을 제출해 검토를 진행 중인 상태다. 시판 허가 시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32개국에 판매될 예정이다.

승인을 받은 또 다른 신약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다. SK바이오팜은 물질 발굴 및 임상 1상 시험 완료 후 '재즈 파마슈티컬스'(이하 재즈)에 기술 수출했다. 이후 재즈는 지난해 3월 FDA로부터 허가를 받고 같은 해 7월부터 미국 내 판매를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은 한·중·일 등 아시아 12개국 판권을 보유, 앞으로 아시아 지역 상업화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7년 매출 '0원'…만년 적자 기업의 배경엔 SK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6일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19.12.16/뉴스1(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kysplanet@news1.kr /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6일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19.12.16/뉴스1(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kysplanet@news1.kr / 사진=뉴스1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엑스코프리 임상시험에서 수차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다반사였고, 임상에 들어간 뒤에도 국내 기업 가운데 독자적으로 FDA 임상을 진행한 곳이 없다 보니 참고할만한 사례가 없었다. 신약 개발기업 특성상 적자는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2017년에는 연간 매출이 0원을 기록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다. 2011년 출범 이후 만년 적자를 이어온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마이너스자본(-130억원)을 보이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렇듯 열악한 상황에서도 타 제약사들이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 동안 SK바이오팜은 혁신신약개발에 집중했다. SK바이오팜이 20년 넘게 R&D(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던 배경에는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자리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선대 회장의 신약개발 의지를 뚝심 있게 이어갔다. 2002년 최 회장은 2030년 이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 같은 해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 투자와 연구를 지속했다. 이듬해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출시를 앞두고 좌절되면서 그룹 내 회의론이 일었지만, 최 회장은 관련 사업을 밀어붙였다. 오히려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키고, 2015년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하는 등 사업에 더 공을 들였다.



신약이 가져온 'SK바이오팜 열풍'…"엑스코프리 최대 2조원 매출 기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1.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1.26. bluesoda@newsis.com

'SK바이오팜 열풍'의 배경에는 신약이 지닌 막강한 시장성이 있다. 엑스코프리의 주요 타깃은 기존 1~3세대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환자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 수는 미국은 44만명, 유럽은 7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만 7500억원의 매출액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약가 인상률과 점유율 상승속도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발작완전소실에 대한 효과를 강조하며 마케팅을 확장한다면 매출액은 미국 약 1조3000억원, 유럽은 7000억원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주간졸림증 치료제 수노시 또한 주요 매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노시는 다른 기면증 치료제와 달리 OSA(폐쇄성수면무호흡증)로 인한 주간과다졸림증 치료를 내세워 여타 약물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구 연구원은 "OSA 시장침투와 주요우울장애로의 적응증 확장으로 오는 2025년 매출 5억달러(6000억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80% 이상의 사보험사에 등록돼 있고 유럽 전지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신약을 기반으로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들인 연구·개발비가 있어 흑자전환까지는 2~3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판을 시작으로 매출액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45% 성장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올해 1972억원 적자에서 2023년 185억원 흑자로 전환하고, 2030년에는 838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향후 SK바이오팜이 글로벌 제약회사 UCB와 비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UCB는 뇌전증 치료제 '빔팻'을 판매하는 벨기에 제약회사로, 처음에는 화학·필름 사업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2005년 제약·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연매출 6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 연구원은 "UCB는 1928년에 창립해 축적한 자금으로 오랜기간 제약·바이오사업을 지원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 SK바이오팜도 SK그룹이라는 거대한 산업자본에 기반해 성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 주가는 고평가 우려…"펀더멘탈보다 수급적인 요인"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다만, 최근 주가 급등세는 기업 펀더멘탈보다 수급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SK바이오팜의 상장주식 가운데 실제 유통 물량은 최대주주와 우리사주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한 전체의 20%다. 이 가운데 기관 보유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한 52.5%를 제외하면 상장 초기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약 13%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 단계에서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상장 초기 매수할 가능성이 높으며, 매도 물량 없이 단기간에 치명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 적은 유통물량으로 인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종 업체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부담요소다. 뇌전증 치료제 경쟁업체들인 UCB의 내년 예상 PSR(주가매출비율)은 3.6배, GW파마슈티컬의 PSR은 4.6배인데, SK바이오팜의 공모가 기준 PSR은 올해 60배, 내년 13.2배에 달한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세 배를 넘는다.

결국 엑스코프리의 매출 상승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주가는 하향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 서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의 고성장만이 SK바이오팜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엑스코프리 발매 이후 시장점유율 상승 추세가 에피디올렉스(경쟁사 GW파마슈티컬의 뇌전증 치료제)의 과거 추이에 못 미친다면 밸류에이션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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