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경 "통화 녹취 논란 송구…'제2·3의 최숙현' 없게 하겠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홍봉진 기자

핸드볼 선수 출신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선수의 유족과 동료 선수들과 통화하며 고인의 신상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뒤늦게 "송구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전화 녹취록으로 저를 걱정해주시며 심려를 입으신 국민들이 계시다면 송구스럽다"고 적었다.


임 의원은 다만 "그러나 결코 언론에 잘 보이기 위한 일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인의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이 사회를 지키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빈 후 "저는 누구보다 스포츠 현장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책마련 및 관련법 발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고 최숙현 선수의 사건에 대해 가장 분노했고 울분을 토했다"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임 의원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대한체육회, 경주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감독 등을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질책한 것도 바로 그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태에 대해 스포츠 현장에서 지도자로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제2, 제3의 최숙현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국회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또 대안을 만들고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5~6일 임 의원이 고인의 동료와 통화에서 "왜 (경주에서 부산으로 소속을 옮겨) 부산 쪽(체육계)까지 피해를 보느냐", "(고인이)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는데 남자친구와 뭔가 안 좋은 것이 있었느냐" 등 사건과 관련 없는 신상에 대해 질문했다며 녹취록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임 의원이 통화에서 고인의 동료에게 확인되지 않은 고인의 부모의 이혼 얘기나 고인의 정신병력 등까지 물었다고도 전했다.

임 의원은 또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제일 걱정하는 것은 가해자들이다. 죄 지은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살려놓고 봐야 한다"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도 전해졌다.

임 의원에 대한 논란은 고인의 아버지가 지난 6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임 의원과) 두 번 통화했다. 첫 번째 전화 받았을 때도 '애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데 왜 부산에 방치했느냐'고 말해서 '나도 그게 제일 후회스러운데 유족한테 그런 말 하는 것은 가슴에 한 번 더 못을 박는 기분'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임 의원 발언은) 내가 봐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말하면서 더 증폭됐다.

이와 관련 임 의원은 앞서 최초의 전화 녹취 보도가 앞서 전체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일부 내용만 짜집기한 악의적인 보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