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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18년전 아내에게 남긴 유언 "조의금 안 받고, 부음도 안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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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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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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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명을 달리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8년 전 아내에게 남긴 유언장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은 이 유언장을 통해 아내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2002년 당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이던 박 시장은 자신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에 아내와 자녀와 지인 등에게 보내는 3통의 생전 유언을 남겼다.

이 유언장에서 박 시장은 아내에게 "평생 아내라는 말, 당신 또는 여보라는 말 한마디조차 쑥스러워 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아내라고 써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당신에게 참 잘못했다는 반성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되었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나.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 해야 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금이나 고향에 부모님들이 물려주신 조그만 땅이 있으니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 자위하지지만, 아이들의 결혼 비용이나 교육비에는 턱없이 부족할 테니 사실 조금 걱정된다"며 "그러나 우리가 그랬듯 살아가는 동안 겪는 어려움과 고난은 오히려 아이들을 더욱더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니 모든 것은 운명에 맡겨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게 또 하나 있다"며 "내 통장에는 저금보다 부채가 많다. 혹시 그걸 다 갚지 못한다면 당신 몫이 될 테니 참으로 미안하다. 내 생전 그건 어떻게든 다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내가 당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면 몇 가지 처리해 줘야 할 일이 있다"며 "내가 소중히 하던 책들은 대학 도서관에 기증해주길 바란다.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회에 기부했으니 그분들에게 내 몸을 맡겨달라. 그다음 화장을 해서 시골 마을 내 부모님이 계신 산소 옆에 나를 뿌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 마지막을 지키러 오는 사람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않고 내 부음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원컨대 당신도 어느 날 이 세상 인연이 다해 내 곁에 온다면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다. 그래서 우리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냈으면 한다"며 "감히 다시 만나자고 할 염치조차 없지만 그래도 당신 때문에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으니 나로서야 또 만나자고 할 형편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용서해달라"며 유언장을 끝맺었다.

박 시장은 실종신고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전날 낮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쯤 자신의 딸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한 채 행적을 감췄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며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박 시장의 사망으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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