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박주민 "여당이 국민과 교감 못해"…'60대' 이낙연·김부겸에 도전장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9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의원의 당권도전으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3파전으로 치뤄지게 됐다. 2020.7.21/뉴스1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자 전환의 시대다"

재선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1973년생. 올해 47세인 박 의원은 앞서 당권 경쟁을 펼쳐온 이낙연 의원(52년생, 68세), 김부겸 전 의원(58년생, 62세)와 15~20살 터울이다.


민주당 내 주류로 꼽히는 '586세대'(50대, 80년대학번, 60년대생)이 당권 도전을 줄줄이 포기한 상태에서 좀 더 젊은 세대인 '40대 기수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미 기득권이 된 '86세대를 건너 뛴다는 정치적 셈법도 녹아있다.

현직 최고위원…"국민과 교감하지 못하는 당의 모습...고민을 실현시키고 싶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9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박 의원의 당권도전으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3파전으로 치뤄지게 됐다. 2020.7.21/뉴스1

박 의원은 20대 국회 후반인 2018년 전당대회에서 초선으로 출마해 21.28%의 득표율로 가장 많은 표를 받고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오는 8.29 전당대회 전까지 최고위원직을 유지한다.

그는 당대표 출마 결심을 한 계기에 대해 "최고위원으로 일하는 2년간 고민했던 것들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실현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당을 둘러싸고 여러 어려움이 발생하고,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과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와 전당대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고(故) 박원순 시장 사망이후 불거진 성추행 '피해자' 논란이나 부동산 대책 온도차 등 지도부의 대응과 관련한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오히려 국민을 걱정만 하는 구경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최근 여러 정책들이 국민들의 감정을 잘 읽지 못했다는,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지 않았냐"며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젊고 과감한 목소리 "사회적 연석회의 제안…차별금지법 필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박 의원은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라는 새로운 구조를 제안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 노동, 문화, 청년, 산업, 금융,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모델이다.

박 의원은 "기존의 정책위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면서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라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만들겠다"며 "여러 이해관계인들 문제 같이 풀게 해 지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수 가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를 펼쳤다.

박 의원은 "환경적 가치, 젠더의 가치, 노동의 가치, 안전의 가치, 연대의 가치, 공정의 가치를 주류적 가치의 수준으로까지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차별금지법은 필요하다고 본다. 더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며 "당에서 발의를 추진한다면 공동발의에 참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권놀이터 된 전당대회보다 '당'에 집중…"정당의 가치 변화 고민할 시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박 의원은 8.29 전당대회를 오롯이 '정당'의 기능과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전환의 시대다. 새로운 전환의 키워드를 누가 말해줄 수 없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긴 호흡을 가진 정당이 청사진을 줘야한다"며 "정당이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소통해 당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게 (전당대회의) 핵심적인 고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볼 때 최근 전당대회는 너무 대선에 대한 관리, 그에 대한 적임자 만들기만 논의하는 게 좀 부족해보인다"며 "그래서 제 출마선언문에서는 (정권 재창출) 그것보다 당이 이 시기에 해야 될 것과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늘 아침에도 의원실 식구들과 한 이야기가 향후에 대한 고민은 접자. 일단 출마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였다"며 "지금은 정치가 필요한 시기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정치는 그 호소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정치가 아픈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