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야구 대부, 김진영 전 삼미 감독 별세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진영 전 삼미슈퍼스타즈 감독/사진=유튜브 캡쳐

'인천야구의 대부'로 불린 김진영 전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이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김 전 감독은 인천고 재학 중 세 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실업 야구 시절에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뛰었으며, 현역을 떠난 뒤에는 중앙대, 인하대 감독을 지내다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삼미의 지휘봉을 1983년 잡았다.

김 전 감독은 해당 시즌 에이스 장명부와 임호균, 재일교포 선수 이영구, 인천 연고 선수였던 양승관, 김진우, 이선웅 등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삼미는 그 해 뒷심 부족으로 전·후반기 우승 문턱에서 빗겨났다.

김 전 감독은 1983년 6월 1일 MBC 청룡과의 잠실 원정 경기 중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퇴장 후 구속까지 당했다. 경기 중 항의로 구속된 사례는 이례적이었지만 당시 TV 중계를 보던 최고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구속 여부가 결정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 됐고, 삼미 구단은 일시 퇴진 징계를 내렸다.

특히 김 감독의 부재로 팀웍이 흐트러지며 당시 1위를 다투던 해태와의 3연전 경기를 패하며 전기리그 우승을 내준 아픈 경험도 있었다. 그해 삼미는 장명부가 30승을 혼자서 올릴 정도로 분투했지만 끝내 한국시리즈(코리안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1984년에 김 전 감독은 다시 현장에 복귀했지만 전후기리그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1985년에는 역대 최다인 18연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1985년을 끝으로 팀을 떠난 뒤 1990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KBO리그에 복귀했지만 역시 부진에 빠지면서 시즌 중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진영 전 감독은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강타자로 알려진 김경기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KBO리그에 데뷔, 2001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기까지 인천 연고팀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부자 모두 인천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고인의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