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쾌거, '드라이브 스루' 국제표준화 첫 관문 넘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서울시 승차검진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탄 채 검사를 받고 있다. 20203.24/뉴스1

K방역 대표 모델인 드라이브 스루(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가 국제표준화 첫 관문을 넘었다. 7개국이 전문가를 추천하는 등 각국이 큰 관심을 보여 국제표준화 제정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인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이 제안한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표준 운영절차'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신규작업표준안(NP)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는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으로 문진, 발열체크,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는 검사방법을 말한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음압텐트 등 장비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대규모 검사가 가능해 전세계적으로 각광받았다. 지난 2월23일 칠곡 경북대병원이 제안해 한국이 세계최초로 도입했다.

한국은 해당 표준 운영절차를 지난 4월 ISO 기술위원회 중 하나인 TC304(보건경영)에 제안했다. 지난 5월4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3개월간 국제투표를 거쳐 오늘 공식 발표됐다.

국제표준으로 제정되기 위해서는 신규작업표준안, 작업반초안, 위원회안, 국제표준안, 최종국제표준안, 국제표준 제정 등 절차를 거쳐야한다. 신규작업표준안은 국제표준안 제정 첫 단계다.


ISO 신규작업표준안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위원회(TC)에 참여하는 정회원국 중 66%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또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 참여할 전문가 추천을 5개국 이상 받아야 한다.

정회원국 중 66% 동의를 받는 것도 어렵지만 5개국 전문가 추천을 채우는 것은 특히 쉽지 않다. 미스터 리 웹스터(Mr Lee Webster) TC304 간사는 "5개국 이상의 전문가 참여가 이뤄지지 못해 신규작업표준안 채택이 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국제표준에는 한국과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콜롬비아, 이란, 우간다 등 7개국이 전문가를 추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7개국 전문가 추천을 받은 것은 K방역모델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표준화 첫발을 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향후 3~5년간 해외 전문가 의견수렴과 여러 단계 투표 등을 거치게 된다. 해당 과정에서 기술적 사항이 보완되고 지역적·사회적 특성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제표준 제정 작업은 안선주 성균관대 교수가 프로젝트 리더로 임명돼 주도하게 된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등 방역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작업반이 기술적 지원을 하게 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심각한 가운데 이번 신규작업표준안 채택은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의 모범적 대응노력을 인정한 결과"라며 "국제표준화 추진전략에 포함된 18종 표준안 제정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