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하청 노조, "하청사 체불임금 105억원 원청사 직접 지급하라"

현대중공업과 사내하청 노조는 11일 오후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개 하청업체가 체불한 임금 105억원 지급을 촉구했다.© 뉴스1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현대중공업 소속 20여개 하청업체가 체불한 임금 105억원을 원청사가 책임지고 직접 지급하라."

현대중공업 노조와 사내하청 노조는 11일 오후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소속 21개 사내하청업체 대표들이 7월 공사대금(기성금) 수령을 거부해 10일 현재 2600여명의 하청노동자 1개월치 임금 105억원이 체불되고 4대보험도 미납된 상태다.

기성금은 공사 중간에 공사가 이루어진 만큼 원청사가 하청업체에 계산해 주는 돈으로 불황으로 일감이 줄어들면 자연히 기성금도 줄어들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들 하청업체들은 현재 수준의 기성금으로는 더 이상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보고 원청사인 현대중공업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항의 차원에서 집단으로 서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체불이 발생한 하청업체는 조선사업부 건조부의 하신기업, 티엠이엔지, 성진ENG 등 10개 업체와 도장부의 정우산업, 해도산업, 금영산업, 동영테크 등 11개 업체로 모두 21개 업체다.

노조측은 "그동안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들이 기성금 부족으로 끊임없이 임금체불을 반복해 왔지만 원청사의 공사단가 조정이란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임시방편으로 버티다가 결국 대규모 체불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가늠하기 힘든 지경에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현대중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 갑질 등의 이유로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등 경영진에 대한 분노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측은 임금체불을 당한 하청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원청사인 현대중공업이 체불임금 지급은 물론 만성적인 임금체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 관계자는 "공사대금은 상호 합의된 계약에 따라 정상 지급되고 있으며 당사가 일방적으로 체불 또는 삭감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일부 협력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발생한 문제인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제도개선 노력에 더해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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