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셧다운' 강원랜드, 2분기 적자만 1038억원

강원 정선군에 위치한 강원랜드 전경. /사진=강원랜드

내국인 카지노와 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가 코로나19(COVID-19) 악재에 쓰러졌다. 코로나 사태로 2분기 내내 영업장의 불이 켜지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11일 강원랜드 (15,100원 ▲190 +1.27%)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038억원으로 전년 동기(172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0.5% 줄어든 34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을 45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당초 시장 전망치를 훨씬 하회하는 실적쇼크다.


사업의 근간이 되는 카지노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됨과 동시에 임시휴업에 돌입한 강원랜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로 재개장을 매달 미루면서 4~6월 3개월은 단 하루도 영업을 하지 못했다.

잠시 휴업에 들어갔던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외국인 카지노 업체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와 함께 영업을 재개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이용하는 시설이란 점에서 우려가 높았다. 주요 주주가 정부 기관으로 구성된 공기업이라 정부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데다, 유흥업종인 카지노를 운영한단 점에서 따가운 눈초리 부담도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66만8600명에 달했던 카지노 입장객은 올해 2364명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5월 회원제(VIP) 영업장을 열며 입장객 '제로(0)'는 면했다. 강원랜드는 VIP 영업장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축소 운영해 가동률이 낮았다.

/그래프=강원랜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리조트·레저 시설도 코로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로나 우려에 휴장에 들어갔던 리조트와 워터파크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전반적인 여행심리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6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보다 81.9% 줄어든 수치다.


2분기 최악의 실적을 고려하면 3분기는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카지노 일반영업장이 148일만에 다시 문을 열어 매출을 내고 있어서다. 물론 입장객을 기존 일평균 10% 수준인 750명으로 제한하고 접촉이 가능한 테이블 게임을 제외해 기대만큼 매출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리조트와 워터파크 등 비카지노 부문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8월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국내여행 심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가 숙박할인쿠폰 등 9~10월에도 국내여행 활성화를 꾀하는 만큼, 어느정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게임 운영 확대는 현재 비대면 전자 게임에서 띄어 앉기 등을 도입한 테이블 게임, 사이드 베팅을 제한한 테이블 운영 등 단계별로 확장하며 기존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여행 집중 효과가 더해져 부진의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