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활·요양시설서 동시다발 확산세…"코호트 격리 바꿔야"

경기도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서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두 자릿수로 내려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수보다는 중증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증 환자 수를 줄이려면 요양·재활병원 등에 적용되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지적한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7명 증가해 2만5775명을 기록했다. 최근 나흘간 신규 확진자 수는 58→91→121→155 증가세를 보였지만 다시 꺾인 모양새다.

신규 확진자 중 지역 발생 확진자는 66명이며 이들의 신고지역은 Δ서울 22명 Δ경기 32명 Δ인천 2명 Δ대전 5명 Δ충남 5명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집중된 경기도의 주요 감염경로는 요양시설이다. 남양주 행복해요양원 관련 11명, 경기남천병원 어르신세상주간보호센터 관련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0월 들어서 재활·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불길이 일고 있다. 집단감염이 드러난 시설의 누적 확진자 수는 Δ남양주 행복해요양원 46명 Δ경기 광주 SRC재활병원 128명 Δ부산 해뜨락요양병원 84명이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집회를 통해 확산했던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졌지만 전문가들은 지금도 과거 신규 확진자가 441명에 육박할 당시 못지않은 위기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재활·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중 상당수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명률 역시 급격히 높아진다. 전날 0시 기준 치명률은 Δ80세 이상 20.63% Δ70대 7.08 Δ60대 1.29 Δ50대 0.44 Δ40대 0.12 Δ30대 0.06이며 20대 이하부터는 사망자가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 수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중증 환자 수"라며 "요양병원이나 재활병원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해 중증 환자 수가 많아질 것으로 보여 위험하다"고 밝혔다.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이에 재활·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을 최소화하려면 근무자와 입소자가 '코호트 격리'되면 안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방역 당국은 재활·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코호트 격리'라는 이름으로 근무자와 입소자가 밖으로 못 나오도록 해당 시설을 폐쇄한다.

코호트 격리 시설에서는 1인 1실 등 감염병 예방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현재 방역 당국은 코호트 격리 시설에서는 침대를 2m 간격으로 배치하고 커튼이나 가림막 등으로 침대 사이를 막으면 한 방에 같이 있더라도 각자 격리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코호트 격리 시설에서 근무자와 입소자가 화장실 등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호트 격리라는 건 원래 동일한 감염병에 걸린 사람들을 같이 격리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현재 방역당국이 말하는 코호트 격리는 감염병에 걸린 사람과 걸리지 않은 사람이 모두 같은 공간에 있게 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격리병원을 임시로 만들거나 생활치료센터를 활용해 코호트 격리된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자가격리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방역 당국이 코호트 격리라는 명목으로 병원이나 요양원을 바이러스 배양소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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