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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제재심 D-1… "불공정한 칼을 드는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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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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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8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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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자문기구 제재심이 사실상 결정기구화, 모호한 근거규정으로 과도한 징계 지적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김창현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김창현 기자
라임 펀드의 주요 판매사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29일 열린다. 금감원은 이미 이달 초 주요 판매사 전·현직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직무정지 징계를 통보한 바 있다.

금감원 강경 기류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의 우려가 상당하다. 피징계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근거가 모호한 데다 제재심 절차 자체의 불투명성·불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 당사자 중 한 축인 금감원이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판매사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려고 무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부통제 미흡" 이유로 직무정지 중징계, 근거는?


이번에 라임 사태로 징계가 예고된 이들 중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전 대신증권 대표), 그리고 KB증권의 윤경은 전 대표와 박정림 현 대표 등이 눈에 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6일 이들에 대한 직무정지 징계안을 제재심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증권사 임원 제재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이뤄지는데 라임 판매사 전·현직 대표에 대한 징계는 해임권고 다음으로 무거운 수준이다.

이 중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는 각각 5년, 4년, 3년의 금융사 임원 선임을 제한한다. 금감원으로부터 징계 통보를 받은 5명이 57세에서 62세임을 감안할 때 금감원의 직무정지 징계 통보는 사실상 금융업계에서의 영구 퇴출과 같다.

금감원의 중징계 근거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가 아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들이댔다.

이 법은 금융사가 임직원의 법령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과 필요 인력 등을 미리 마련해 준법·건전 경영을 도모하고 주주·이해관계자를 보호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법의 규정이 과도하게 모호하다는 데 있다. 금융지배구조법 법령은 금융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각종 사항을 규정할 의무를 금융사에 부과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가 돼야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이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의 법령으로는 사전에 얼마나 촘촘하게 시스템을 구축했다더라도 사고가 터지면 사후적으로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징계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며 "사고가 터진 것은 무조건 기존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결과론적 논리로 직무정지 중징계가 가능하다고 하는 당국의 논리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국의 논리대로라면 수천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모든 개인들의 일탈이 발생할 때마다 모두 CEO의 내부통제 미비 책임으로 돌릴 수 있다"며 "감당해야 할 수준 이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포괄적 의무만을 부과하는 선언적 규정을 징계부과의 근거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은 법조계에서도 제기가 된다.

대형 로펌의 금융 담당 변호사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해당 규정은 금융사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이드라인이지만 당국이 현장 검사에서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는 않는다"며 "이번처럼 사후적으로 사고가 터졌을 때 제재수단으로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임 제재심 D-1… "불공정한 칼을 드는 금감원"



"제재심 절차 자체의 불공정성, 검사와 제재권한 분리해야"


제재심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검사와 제재를 한 기관(금감원)에 맡기는 게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다. 기관경고 이하, 또는 임직원 개인에 대한 경고 이하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의 경우는 금감원장이 자체 결정을 내린다.

문책성 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및 기관에 대한 시정·중지명령 등 무거운 징계의 경우 제재심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의 의결을 통해 징계가 결정된다.

8명의 제재심의위원회 위원이 참석하는데 이 중 3명이 금감원 수석부원장, 금융위 담당국장 등 당국 사람으로 채워져 있다. 금감원 등 당국 측 의견이 과도하게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나머지 민간위원 5명 역시 10여명의 위원 풀(Pool)에서 선임이 되는데 이들 상당 수가 금감원장 위촉으로 선임된 이들이라 금감원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고른 내용에 대해 제재심이 공정한 심의를 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제재심 이후 증선위, 금융위가 금감원장 자문기구에 불과한 제재심의 징계가 과도하다고 보고 더 가벼운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더라도 이후 제재심이 의견을 변경할 법적 의무도 없다"며 "무거운 징계가 예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역할을 검사로 한정짓고 징계 결정은 증선위나 금융위 등 외부 기관에 맡기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 사진=이동훈 기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 사진=이동훈 기자



금감원 책임은 없나?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금감원이 판매사들에 대해서만 책임을 부과하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 쪼개기, 사모펀드의 창구 판매 등은 감독 부실의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감독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당국이 사후적으로 판매사에 대한 과한 징계를 추진하며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징계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직원 일탈행위가 생기는 것도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며 판매사 CEO들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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