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린 괜찮겠지 했는데…가족·지인 타고 번지는 코로나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13일 인천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주민들이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후 가족·지인 간 사적 모임이 늘어나자 이를 통한 코로나19(COVID-19)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기존 교회, 콜센터 등 특정시설이나 장소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집단감염은 방역수칙 강화 등으로 잦아들었지만 사적 모임의 경우 관리가 쉽지 않아 오히려 산발적 집단감염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경계심이 낮아진 상태에서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에 각종 모임과 행사가 열릴 경우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문 골프모임서 번진 코로나...31명 집단감염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가족·지인 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이후 사적 모임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용인시 골프모임과 관련해 전날 정오까지 누적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7일 모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외부인 대상 교육과정에 다니는 동문 80명이 골프모임에 참석했다. 이중 16명이 확진됐고, 그들의 가족과 지인 1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참가자 80명 중 20명이 골프 라운딩 후 외부에서 진행한 식사모임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됐다고 추정했다. 식사 모임에 참석한 20명 중 16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골프모임 참석자들이 이후 추가적인 모임을 진행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가족모임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도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22일 첫 환자가 나온 서울 영등포구 일가족 관련 누적 확진자는 14명이다. 서울 구로구 일가족과 관련 누적 확진자는 42명으로 증가했다. 경남 창원시 가족모임과 관련해 격리 중이던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14명이다.


방역당국은 사적 모임이 늘어나면서 관련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다양한 지역, 직종에서 참석하는 형태의 모임이 늘어나면 코로나19 전파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요양·재활병원발 집단감염도 지속

(경기광주=뉴스1) 조태형 기자 = 간병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감염자가 다수 속출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서 18일 오전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SRC재활병원 관련 확진자는 총 51명이다. 2020.10.18/뉴스1

병원 집단감염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과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137명으로 증가했다.

경기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과 관련해 격리 중인 3명이 추가 확진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62명이다.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과 안양시 요양시설 관련 누적 46명으로 증가했다.

경기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라파엘로의 집)과 관련해 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30명으로 늘어났다.

"수도권 불씨 여전…핼러윈 재확산 우려"이런 상황에서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가 다가오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핼러윈 데이에 젊은 층이 클럽 등 고위험시설에서 각종 모임과 행사 등에 참가할 경우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수도권 불씨가 여전히 있는 상황에서 핼러윈 데이를 계기로 재확산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활동력이 높은 젊은 연령층의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이어져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 그리고 가족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되도록 각종 모임을 자제하고,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자의 솔직한 심정은 가능하면 올해 동절기에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초지일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기본은 결국은 거리두기"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