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시대' 부동산이 무슨 소용…몸집 줄이는 유통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 /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점포를 아예 닫는 마당에 부동산을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수익성 강화와 동시에 온라인 쇼핑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과 대형마트(할인점), 슈퍼, 롭스 등 매장 99곳 문을 닫은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작업과 함께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 (66,300원 ▲500 +0.76%)은 다음달 중 롯데백화점 중동점(1717억원), 안산점(986억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2753억원), 롯데마트 계양점(761억원), 춘천점(610억원)과 롯데마트몰 김포물류센터(514억원) 토지 등을 계열사인 롯데리츠 (3,340원 ▼20 -0.60%)에 양도한다.

이후 내년 3월부터 5개 점포는 롯데리츠와 임차계약을 맺고 영업을 이어간다. 이렇게 확보된 총 7342억원 가량의 자금은 롯데쇼핑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에 투자에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구리점, 광주점, 창원점 △롯데아울렛·롯데마트 대구율하점, 청주점 △롯데마트 의왕점, 장유점 등 9개 매장을 롯데리츠에 매각해 총 1조 62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정부 규제 강화와 매장 객수 감소 등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 과거 부지와 건물 모두 소유하는 형태가 많았지만, 매장까지 철수하는 마당에 굳이 부동산을 갖고 있을 필요성이 없어졌다. 대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도 이 자금을 온라인 쇼핑 강화를 위한 물류 인프라 투자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e커머스 핵심이 물류임을 감안했을 때 물류 투자 없이는 롯데온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롯데리츠 자산 편입 등으로 현금을 끌어들여 물류 인프라 증설에 나선다면 롯데온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5일 김포 네오센터에서 직원들이 고객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이마트도 부동산 매각 후 재임차(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현금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마트 13개점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9525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스타필드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 부지를 8158억원에 매각했다. 이마트도 부동산 매각으로 마련된 자금을 기존 점포 리모델링이나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NEO)' 투자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쏟고 있다.

올해 안산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등 4개 점포를 매각해 자산을 확보한 홈플러스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온라인몰 개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이 반등할지 온라인이 지속될지 고민이 많은 시점인데, 온라인 쇼핑의 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기업이 온라인에 전략을 집중해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입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