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에 소환된 옐런…금융시장은 대환영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이끌던 재닛 옐런 전 의장이 재무부 장관에 내정됐다. 금융 위기보다 무섭다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옐런을 소환한 것이다. 그 만큼 옐런은 위기에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월가는 극찬하고 있다.

◇ 포스트 코로나 회복 적임자 :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옐런을 재무장관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는 23일(현지시간) 옐런 복귀 소식에 1% 넘게 뛰었다. 이에 대해 CNBC방송은 월가 애널리스트들 발언을 종합해 옐런이 "정치가 아니라 경제를 고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옐런은 실용적이며 저명한 경제학자로서 은행 등에 대한 규제보다 팬데믹 침체에 빠진 실물 경제를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기대했다.

UBS자산관리의 알리 맥카니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옐런은 연준 의장 재임 기간 동안 중요한 결정을 내린 큰 인물"이라며 "코로나19로 더블딥 리세션 위기를 맞은 미 경제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하고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도 일자리를 회복시킬 적임자"라고 극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옐런이 연준 의장으로 있던 2014~2018년 4년 동안 S&P500 지수는 60% 올랐다. 재임 시절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1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등 통화긴축에 나섰지만, 기술주가 2배 뛰었다.

◇ 장기 실업 고통 이해 : 또 취임 때 6.7%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퇴임 직전 4.1%로 떨어졌다. 이로써 옐런은 현대사에 기록된 역대 연준 의장 가운데 임기 중에 실업률을 가장 많이 떨어뜨린 이로 꼽힌다.

올해 74세의 옐런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유대인이다. 그가 연준 의장으로 재임할 때,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가 시장을 안심시키며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미국 언론들도 2018년 퇴임한 옐런에게 일제히 후한 점수를 줬다. 당시 WSJ 설문조사에 참여한 월가의 유력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60%가 옐런에게 'A'를 줬다. 전임자인 벤 버냉키가 퇴임 때 받은 점수는 'B'에 그쳤다.

특히 옐런은 실업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는 공장이 밀집했던 브루클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1920년대 대공황을 겪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

지난 2013년 2월 한 노동조합 연설에서 그는 실업률에 대해 "나에게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라며 "장기 실업은 노동자와 그 가족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대공황 보다 무서운 팬데믹 침체 : 하지만 옐런 앞에 놓인 경제 환경은 금융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팬데믹 9개월 만에 600만명 넘는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매일 10만명 넘는 감염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제위기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무장관에 내정된 옐런이 미국 경제를 정상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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