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오너4세' 이규호 부사장, 젊은 감각으로 '수입차 1위' 향해 뛴다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부문 부사장 / 사진제공=없음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전무(36)가 최근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코오롱그룹의 후계구도가 본격화했다는 관측이다. 지난 11일 수입차 부문의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지자마자 오너 4세인 이규호 부사장이 그룹 인사에서 이 사업을 맡은 것이다. 수입차 사업은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인 만큼 이 부사장이 이를 통해 어떻게 후계구도를 안착시킬지 주목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규호 부사장이 코오롱그룹의 수입차 부문인 코오롱글로벌을 진두지휘하며 앞으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확장되고, 온라인 플랫폼도 강화하는 등 해당 사업이 굵직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올해 1~9월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유통부문은 코로나에도 불구, 매출액이 1조2471억원에 달했다. 연간 매출액은 1조5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10조원에 육박하는 코오롱그룹 전체 매출에서 최대 15% 이상 차지하는 규모다.

코오롱글로벌은 특히 2025년까지 수입차 유통부문에서 2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국내 수입차 사업자 중 최강자가 된다는 목표다. 이는 매년 2000억원 이상 성장하는 셈으로 이 부사장이 이 목표를 실현하면 사실상 경영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오너4세 이규호 부사장, '수입차 1등' 실현 나선다


코오롱그룹은 수입차 사업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1988년 BMW 딜러 사업에 뛰어들며 BMW 최대 딜러사로 입지를 다졌는데 현재 코오롱글로벌 자회사인 코오롱모터스가 보유한 BMW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만 국내에 각각 13개, 19개다. 여기에 6개의 중고인증차 전시장도 별도 운영 중이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의 자회사인 코오롱오토모티브와 코오롱아우토를 통해 볼보와 아우디 딜러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코오롱글로벌이 코오롱오토케어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그룹 내 수입차 사업을 사실상 코오롱글로벌이 맡게 됐다.

이로써 코오롱글로벌은 볼보와 아우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로 각각 6개 지점도 운영한다. 아우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도 각각 5개, 4개를 맡는데 볼보와 아우디 모두 지점을 더 늘릴 여지가 많다는 평이다.

◇볼보·아우디 전시장 확장, 온라인 사업 강화도 예상

수입차 딜러사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얼마나 늘리느냐가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이 부사장이 취임 이후 볼보와 아우디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늘리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본다.

특히 제때 수요를 잡기 위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늘리는 것은 필수라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는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지 않고 매출 성장이 꾸준하다"며 "이 부사장이 신모델을 중심으로 BMW, 볼보, 아우디의 판매를 늘리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를 통해 수입차 정비사업도 더 키울 예정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공인 서비스센터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고, 저렴한 정비·수리비용으로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의 정비 수요가 많은 편이다. 2018년 10월 출범했지만 현재 월 1700여대의 차량이 방문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전국 7개 지점이 있고, 지난 7월엔 테슬라와도 계약해 공인 바디샵도 운영 중이다.

이 부사장이 수입차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평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2년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재직하며 패션부문 브랜드 이미지 변화와 온라인 플랫폼 전환을 주도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한편 콘셉트 스토어 '솟솟상회'와 '을지다락'을 통해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런 경험을 발판으로 수입차 분야에서도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공략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주력 사업으로 재편한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경영을 맡은 것은 그만큼 이 부사장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라며 "이 부사장이 젊은 감각과 최신 트렌드로 수입차 딜러 사업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