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김치 원조 우기는 사이 '두부 종주국' 사로잡는 풀무원

풀무원이 해외 시장에서 한국 두부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과 채식인구가 늘면서 두부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다. 주요 사업지역인 미국과 '두부 종주국' 중국에서 두부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 해외사업 첫 분기 흑자를 거뒀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이하 풀무원) 해외부문은 두부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매출 1113억원, 누적 영업이익 1억1300만원으로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진출 29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해외부문의 흑자 전환에는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의 역할이 컸다. 중국법인 푸메이뚜어식품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7억원으로 중국 진출 10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2, 3분기에도 각각 영업이익 33억, 19억원으로 연속 흑자를 내며 3분기 누적 매출 407억원, 영업이익 59억을 달성했다. 미국법인 풀무원USA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 7억원을 내며 시장 진출 29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미국·중국·일본·베트남 등에 7개 해외법인을 설립했지만, 매년 적자를 이어왔다.

풀무원 해외부문의 턴어라운드는 전 세계에 부는 두부 인기의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풀무원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의 두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87% 늘었다. 풀무원 중국법인 중 두부류를 주로 제조하는 현지 제조법인 '북경포미다녹색식품유한공사'는 지난해 연간 순손실 3억원을 만회하고 지난 3분기 순이익 60억2404만원을 기록하며 중국 시장에서 두부의 인기를 입증했다.

풀무원 두부가 미국과 중국 두부 시장을 사로잡은 비결은 유통이다. 풀무원은 미국 동서부에 균등하게 생산기지를 구축해 유통망을 넓히고 물류비를 줄여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중국에서는 풀무원 두부의 긴 유통기한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의 약 1000여개 두부회사 제품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5일 내외이지만 풀무원 두부는 유통기한이 30일로, 중국 전역에 유통이 가능하다. 또 중국 사업 초기부터 e커머스,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신유통채널에 집중한 전략도 주효했다.


전 세계 두부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풀무원 해외 두부 사업의 전망도 밝다. 코로나19(COVID-19)로 면역력 등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채식인구 증가로 식물성 단백질 식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두부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전 세계 두부 소비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두부시장 규모도 지난해 99억8300만 달러로 4년 전보다 35% 가까이 컸다.

현재 추세라면 풀무원 해외부문은 올해 최고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풀무원 해외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3347억43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 3662억6100만원에 근접했다.

풀무원은 올해 해외 사업 호조를 계기로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두부 공장 세 곳을 100% 가동한 데 이어 현지 생산량만으론 부족해 국내 음성 공장에서도 매달 100만모 이상 두부를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 두부 소비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도 올해부터 중국인이 선호하는 가공두부를 본격 생산, 판매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