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비 1.3조·인당 3만~4만원…아스트라? 화이자?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NBP200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NBP2001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재조합 백신으로 백신의 표면항원 단백질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2020.11.24/뉴스1

정부가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안에 백신 구입비로 9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내년도 백신 예산은 총 1조3000억원 가량으로 국민 1인당 3만~4만3000원 가량의 구매 여력을 갖추게 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저녁 YTN 방송에 출연해 "내년 예산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 예산은 30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1조3000억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 언급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백신 예산은 4만3000원 안팎이다. 2일 영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 가격은 1회당 19.5달러(약 2만1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보관이 영하 70도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운반조건을 갖고 있고, 영국 등 선진국들이 입도선매하고 있어 한국이 가격을 불문하고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운반 및 보관 조건이 화이자 제품에 비해 다소 용이하지만 가격이 1회당 32~37달러(약 3만5600~4만1100원)에 달한다. 수량 확보도 어려울 뿐더러 내년도 백신 예산을 기준으로 모더나 제품을 확보하려면 운반비 등을 고려할 때 예산초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레크섬 AFP=뉴스1) 우동명 기자(레크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웨일스주 레크섬에 있는 워크하르트 제약 제조 시설에서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AZD1222'을 보고 있다. ⓒ AFP=뉴스1

정부는 일단 지난달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제품은 도즈(1인분)당 가격이 4달러(약 4500원)로 싸고, 영상 2~8도에서 유통할 수 있다는 상대적으로 큰 장점이 있다. 여기에 이 백신은 국내 제약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 생산 계약을 한 터라 국내 제조 가능하다. 다만 예방효과가 앞선 미국 제품들보다 다소 떨어지고, 임상시험 결과가 확실하지 않아 안정성에 의문을 사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 백신 예산은 4400만명 접종을 목표로 하는데, (과거 사례를 고려해) 실제 접종률을 70%로 봤다"고 밝혔다. 백신을 충분히 구한다고 해도 과거 사례에서는 접종률이 70%가 넘을 경우 집단면역 효과와 함께 맞으라고 강요해도 맞지 않는 이들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 관련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0.11.10/뉴스1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재난과 같은 형태로 국민적 위험의식이 1년 가까이 퍼진 상황이라 접종률은 70%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통계청 기준 인구수(중위추계)인 5178만명 가운데 85% 수준인 4400만명이 백신을 다 맞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정부가 확보한 백신예산은 인당 약 3만원에 못 미친다.

홍 부총리는 "올해 선금을 내는 형태로 이미 4000억원 정도를 지급했고, 나머지 부족분 9000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추가 확보했다"고 했다. 백신 단가와 관련해선 "코벡스(COVAX Facility, 국제백신공급협의체) 관련된 것은 한국도 1000만명분 계약된 것이 있고 이는 비교적 저렴하다"며 "나머지 분량은 개별 기업과 협상해야 하는데 이는 단가가 코벡스보다 비싼 경향이 있지만 충분히 고려해서 1조30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 도입과 관련해 현재 5개 회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계약은 이미 이뤄졌고, 존슨앤존슨·화이자와도 양해각서(MOU) 수준의 도입을 체결한 상태다. 백신 도입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총리실, 보건복지부 등이 나서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