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력난에 은행은 '인재 블랙홀'

신한은행 / 사진제공=신한은행

은행들이 빅데이터데이터 전문 인력 시장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국내 인재풀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은행들의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진옥동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디지털 혁신단은 △AI(구 AI통합센터, AICC) △마이데이터 △데이터 △디지털 R&D센터 등 4개 유닛으로 구성됐는데 김혜주 상무는 마이데이터, 김준환 상무는 데이터 유닛을 이끈다.


빅데이터 분야 역량 강화가 이들의 미션이다. 은행이 보유한 고객의 금융 소비 데이터들을 쪼개고 묶어 의미를 부여한 뒤 고객들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는 게 주된 목표다. 김준환 상무의 데이터 유닛이 산발적인 정보를 빅데이터로 정돈하면 김혜주 상무의 마이데이터 유닛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제안할 상품을 추려내는 식이다. 3년 전 영입된 디지털 전문가 장현기 AI 유닛장은 이들 사이를 유기적으로 잇는 역할을 한다.

KB국민은행도 지난 4월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전무)으로 영입한 데 이어 9월에는 IT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패널 위원회를 출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위원 신용여 박사, 임진식 아마존웹서비스(AWS) 상무, 김화종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 등이 참여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들에 문을 열었지만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단 소속 인원이 100명을 넘어섰지만 기존 인력들이 높은 업무 강도에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인력을 충원해야 하지만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이터산업 내 빅데이터 관련 인력은 모두 9572명이었다. 2024년까지 필요 인력은 3264명인데, 기업마다 100명 중 25명(25.4%) 꼴로 인력 부족을 겪을 것으로 봤다. 그 중에서도 핵심 인력인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인력 부족률은 각각 57.8%, 5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들은 아예 대학과 제휴를 맺거나 자체 교육기관을 만들어 인재 키우기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9월 연세대학교와 정보시스템학 석사 과정을 개설하고 은행 직원 30여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최근까지 3년간 서울대와 연계해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육성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와 디지털금융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자체 디지털교육 기관 DT유니버시티를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