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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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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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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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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규제지역, 이대론 안된다(上)

[편집자주] 18년 된 규제지역 제도가 올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국 111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는 사태를 맞았다. 예외지역도 많아 규제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투기꾼 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집값 다 오른뒤 뒤늦게 규제하기 때문에 약발도 떨어졌다.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문제점을 알면서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규제지역의 한계와 실현 가능한 대안을 고민해봤다.


"집값 오를 곳 미래 규제"…'뒷북' 규제지역 '조기경보' 검토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주택가격이 오르는 곳을 파악하는데 2~3개월 늦고, 그 다음 3개월 이상 가격 상승지역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너무 늦게 지정돼 효과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인사청문회에 지적한 현행 규제지역 지정 제도의 문제점이다. '속터지는' 규제지역의 문제는 '뒷북 지정'과 '풍선효과'로 요약된다. 정부 관계자도, 시장 전문가도 알고 있는 문제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변 후보자는 주식시장의 '얼리워닝'(조기경보) 시스템을 부동산 시장에 적용하겠단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주식시장에선 단기급등 종목의 거래를 일시 중지하고 신용거래를 제한한다.

26일 국회와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뒷북 규제' 비판을 받아온 규제지역 제도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얼리워닝' 시스템처럼 부동산에도 빅데이터를 통해 가격이 오를 곳, 오른 곳을 정확히 파악해 규제하는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외지인 매매거래량이 단기 급증하거나 이상거래 집중 지역에 선제적이면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금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려면 해당 지역의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어야 한다. 최소 3개월간 집값이 급등해야 지정가능해 태생적으로 '사후규제'일 수밖에 없다. 울산, 창원, 포항 등 전국을 누비며 치고 빠지는 투기수요를 사전에 막는 것은 애초 불가능하다.

국토부에 현재도 조기경보시스템(EWS)이 있지만 월 단위로 주택거래량, 인허가, 미분양, 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 주택대출 등을 단순체크하는 수준이다.

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EWS가 주식시장의 '경보시스템'처럼 작동한다면 어떻게 될까. 주식시장에선 '주의-경보-위험' 등 3단계로 운용된다. 특정 종목 가격이 2~15일간 급등(예, 3일간 100% 상승)하거나 소수계좌(또는 소수지점)에서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등의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자동으로 조치가 취해진다. 특히 경보와 위험단계에선 해당 종목 거래가 1일간 정지되며 신용거래, 대용증권이 제한되고 위탁증거금 100%가 필요하다. 레버리지 없이 현금 보유자만 거래가 가능한 규제다.

주식시장 모델을 부동산에 적용한다면 3개월 단위 규제가 한달 이내로 단축될 수도 있다. 단기에 집값이 이상과열된 지역의 외지인 매매거래를 제한한다거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을 활용한 투자를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출·세제·청약 등 강력한 규제가 수반되는 규제지역 제도는 지금대로 유지하면서 '뒷북' 규제를 막기 위한 보완 장치로 '조기경보'를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다만 실수요자의 피해를 방지할 대책은 필요하다.

또 주식시장처럼 실시간 정확한 통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 출범하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이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국회 계류 중인 '부동산거래 및 부동산서비스산업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부동산분석원은 매매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이 단기 급등한 지역의 이상거래 건에 대해 계좌정보, 납세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된다. 보다 정밀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질 수 있다.

권화순 기자



39곳→111곳 '뒤죽박죽 규제지역' 1년새 3배…"투기꾼만 신났다"


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이제부터는 규제지역 제도가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정부 스스로 인정한 선언적인 의미 아닐까요."(부동산 전문가)

정부가 17일 전국 37곳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무더기' 신규 지정했을 때 나온 전문가 반응이었다. '북한은 비규제지역, 남한은 규제지역'으로 그린 지도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 퍼졌다. 그런데 읍면동 단위 예외지역도 셀수없이 많아 "투기꾼에게 다음 투자지역을 찍어줬다"는 얘기도 나온다.

18년간 그때그때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3종 세트'는 체계도 없이 뒤죽박죽 됐다.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한데도 정부는 시장 혼란이 올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39곳→44곳→69곳→76곳→111곳…1년새 3배 늘었다 "규제지역 왜 있나, 투기꾼만 신났다"

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26일 정부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총 111곳이 조정대상 지역이 됐다. 17일 36곳이 추가 지정됐기 때문이다. 대출과 청약, 분양권 전매, 세제 등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은 지난해 12월 39곳에서 최근 111곳으로 1년새 3배 늘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당시 서울 지역과 일부 수도권 위주로 39곳에 불과했던 조정대상지역은 2·20 대책서 44곳으로 늘었다. 수원 영통·권선·장안 등 5곳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넉 달 후인 6·17 대책 때는 수도권 대부분과 대전, 청주가 추가 돼 69곳이 됐고 11·19 대책엔 김포와 부산 해운대·수영 등이 포함돼 76곳으로 늘었다. 그래도 '풍선효과'가 이어지자 17일 사실상 전국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 지역으로 묶였다. 모두 111곳이다.

정부가 보도자료로 내놓은 규제지역 지정 현황 표를 보면 '난수표'에 가깝다. 예컨대 대구 달성구가 조정대상지역에 추가됐지만 '가창면, 구지면, 하빈면, 논공읍, 옥포읍, 유가읍 및 현풍읍 제외'로 돼 있다. 읍면동 단위 예외 지역이 수두룩해 한 눈에 알 수 없다. 복잡한 규제지역으로 인해 규제 효과도 떨어지고 '내성'만 키운다. 게다가 읍·면·동 단위 지정을 '명문화'한 법안이 이달 국회를 통과해 혼란만 가중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국 단위로 누비는 투자자들에겐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지역을 정부가 매수하라고 정답을 찍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창원 마산·진해·진주, 강원도 원주, 전북 군산, 전남 목포·나주로 매수세가 몰린다.

규제지역 3배 늘려놓은 뒷북 규제…"투기꾼만 신났다"
◆창원 의창구는 왜 조정대상 아닌 투기과열이 됐을까…'뒤죽박죽'된 규제지역 3종 세트, 손 못 대는 정부는 왜?

정부는 창원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두 지역인 성산구와 의창구를 각각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왜 똑같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을까. 의창구는 집값은 많이 올랐지만 최근 분양이 많이 되지 않아 분양권 전매거래량, 청약경쟁률 등 정량요건이 미달했다. 지정요건이 덜 엄격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이유다. 집값 과열 지역인데도 사전에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느슨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다.

명칭에선 투기과열지구가 조정대상지역보다 더 강력한 '규제 단계'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거 기준으로는 맞는 얘기지만 정부가 집값이 과열될 때마다 조정대상지역의 규제를 계속 덧붙이면서 규제강도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만 지정되고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서 집값이 과열됐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아예 규제 강도가 똑같다. 국토교통부는 두 규제를 합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지지부진하다.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가, 투기과열지구는 국토부가 관할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같은 규제인데도 담당 부처가 다른 것도 규제지역을 '난수표'로 만드는 요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 연구부장은 "부동산 규제가 규제지역별로 복잡하다보니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내놔도 '규제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책의 지속성과 함께 명료성도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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