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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사무실 들어서니 돼지들이 '꿀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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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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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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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농업, 미래를 밝히다]축산분야 혁신 이끄는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울 강남 한복판인 테헤란로에 있는 한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돼지들이 끊임없이 움직였다. 돼지들이 움직일 때마다 그 옆에 숫자들이 차곡차곡 저장됐다. 돼지들의 움직임은 인공지능(AI)에 의해 실시간 분석된다. 돼지들이 아프진 않은지, 다른 돼지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찾아낸다.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강남구 한국축산데이터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1차 산업과 만나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20~30년 축산업에 종사해야 알 수 있는 가축들의 이상행동을 CCTV와 인공지능, 주기적 건강검진으로 미리 파악해 소·돼지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가축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전염병을 미리 발견할 수도 있고, 선제적인 건강관리로 고기 질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항생제 사용도 줄일 수 있다.



20~30년 일한 농장주만 아는 이상행동, AI가 잡아낸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축산데이터는 축산농가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통해 가축 활동량, 움직임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맞춤형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팜스플랜'을 만들었다. 현재 전국의 축사, 돈사에 있는 소·돼지 약 30만두가 팜스플랜 서비스를 받고 있다. 30만두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인력은 테헤란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4~5명이면 충분하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지난해 초 과학기술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혁신사례로 이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 농장주 '경험'을 AI가 대체하다

지금까지 축산은 '경험'이 매우 중요했다. 축산농가에서 20~30년 일한 배테랑은 척 보면 알지만, 그게 아니라면 소·돼지를 하루종일 들여다봐도 정상인지 아닌지 가려내기 어려웠다. 경 대표는 "한번은 돈사에 가서 꽤 오랬동안 움직이지 않는 돼지를 보고 아픈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자는 것'이라고 농장주가 답했다"며 "결국 농장주 말이 맞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경험 많은 농장주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은퇴를 앞둔 농장주들에게 '경험의 전수'는 또 다른 고민이다. 경험이 충분한 농장주가 있더라도 노동력이 부족하다. 500평 축사에는 평균 1500여마리가 사육되는데 한 두명이 모두 살펴보기란 쉽지 않다.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이상도 시간부족으로 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축산데이터가 내놓은 해법은 인공지능이다. CCTV는 한 축사에 있는 십수마리 돼지 움직임을 일일히 쫓는다. 활동량이 너무 적거나 많은 돼지들은 특별주시 대상이 된다. 돼지끼리 싸우거나 먹이경쟁에서 밀려난 돼지도 골라낼 수 있다. 먹이경쟁에서 밀려난 돼지는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가벼울 수밖에 없고 이는 축산농가 손실로 이어진다. 왕따가 된 돼지들을 따로 모아두는 것만으로도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경 대표는 "생명체다 보니 이안에서도 경쟁이 있고 비슷한 소·돼지끼리 모아야 잘 큰다"며 "농장입장에서는 균일하게 자라나는 가축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소·돼지 정기건강검진…항생제 사용 줄이고 고기맛 잡아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두달에 한번씩 건강검진 받는 돼지…전염병 막고 사육 비용 줄여

데이터 기술을 소·돼지 사육에 적용하면 보다 선제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한국축산데이터는 두달에 한번씩 가축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다. 사람이 보통 2년에 한번 건강검진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세심한 관리를 받는 것이다. 채취한 혈액은 한국축산데이터 소속 수의사가 분석해 농장주에게 보고한다.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전염병 감염 여부는 물론이고 면역상태 또한 파악할 수 있다. 호흡기 상태는 어떤지, 소화기는 건강한지 등도 가려낸다. 일회성으로 지나가는 혈액검사가 아니라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가능한 결과다.

건강검진과 데이터분석을 통해 얻는 가장 큰 효과는 아픈 돼지와 안 아픈 돼지를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축산농가에서는 감염병이 발생한 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주먹구구식이었다. 병에 걸린 돼지가 발견되면 해당 축사에서 살던 다른 돼지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식이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거치면 과다 항생제 투약을 막을 수 있다. 농장주는 가축 건강상태를 보고받고 아픈 소·돼지를 골라 미리 면역제 또는 항상제 투약을 결정한다. 과거 무차별적으로 투약하던 사례와 비교하면 당연히 항생제 사용이 줄어든다.

항생제 사용감소는 축사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 또 고기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항생제를 맞은 소·돼지에서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육질에 악영향을 끼친다. 불필요한 항생제 투약을 줄이면 육질이 좋은 가축을 길러낼 수 있다. 잔류 항생제에 대한 공포에서도 벗어난다.



환경오염 막는 스마트축산…탄소·분뇨배출 줄어든다


/사진=한국축산데이터
/사진=한국축산데이터
경 대표는 축산에 인공지능·데이터 기술을 도입하면 중장기적으로 환경오염을 막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주기적인 건강관리는 소·돼지가 과다한 분뇨배출을 하지 않도록 한다. 생육에 적당한 먹이제공과 건강관리를 통해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폐사율 하락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도 가능하다. 축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과도하게 많은 가축이 집중적으로 사육되며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경 대표는 현재 30%에 달하는 폐사율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 중장기적으로 사육두수가 줄어들고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노겸 한구국산데이터 대표는 "폐사율이 높으면 항상 수요보다 많은 소·돼지를 키워야 한다"며 "소 1000마리가 철저한 관리를 통해 모두 살아남는다고 하면 탄소배출 등 환경파괴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성을 높이는 것 자체가 환경을 살리는 일도 된다고 본다"며 "이상증세를 보이는 가축을 미리 발견하고 모돈 등을 집중해서 관리하면 건강한 새끼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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