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선대선' 북한, 오늘 美 바이든 '취임사' 주시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밝혔던 북한도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연설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취임사를 통해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방향이 드러날 수도 있는 만큼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의 대미 전략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전 1시30분)쯤에 열리는 취임식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여기서 대북 관련 첫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앞서 제8차 당대회에서 대미 관련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밝히고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선택지를 미국에 넘긴 것이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미국을 향해 국방력 강화 의지도 거듭 내비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14일에는 열병식을 열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만족할 만한 조치를 내놓으라는 일종의 경고이자 압박이다.


관심은 북한이 당대회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의 열쇠'로 제시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 요구에 바이든 당선인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어느 정도 대북 대화에 관심을 보일지 등이다.

만약 대북 메시지가 나온다면 일단 대화 자체에는 열린 태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톱다운의 트럼프 행정부 방식과는 다른 실무협상을 통한 접근이라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대북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요구한 '대북 적대 정책 철회' 수용이나 이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도 받아들이지 않은 안인 데다 바이든 정부 역시 수용하기 불가능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대화에는 열려있지만 비핵화 진전 없이 대북 제재 완화나 체제 보장(대북 적대 정책 철회)은 없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이 나올 수도 있다. 갓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도 이같은 미온적인 반응을 전망하는 이유다.

만약 바이든 정부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강경 메시지로 기선 제압에 나선다면 북한 역시 이에 맞서 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고비로 꼽힌다.

북한의 판단에 따라 상당 기간 탐색전이 이어질 수도 있다. 북한 역시 당장 경제난 타개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 만큼 바이든 정부가 외교안보 인선을 마무리하고 대북 정책을 좀 더 구체화할 때까지 기다리며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정부의 북미 협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도 북한 입장에서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행정부가 지난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선언'을 계승할지 여부는 북한의 대미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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