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쪽방지역 봉쇄뒤 코로나 검사 13명 확진

홍콩 정부가 23일 조던 역 인근 낡고 오래된 주거단지 지역을 봉쇄한 채 코로나19 집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사진=AFP

홍콩 정부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집단검사를 위한 '지역 봉쇄'를 해제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검사의 '효율성' 논란 속에서 지역 봉쇄를 해제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23일 새벽 4시를 기해 카오룽 야우침몽구 내 50만스퀘어피트(약 4만6451㎡) 넓이의 구역 안에 위치한 약 200개 건물을 전격 봉쇄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이 지역에는 약 8000~1만명이 거주하는데, 7000여명에 대한 집단검사 결과 13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AFP통신은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강제적인 검사를 실시했고 검사 대상자 중 0.17%가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홍콩 일각에서는 이번 집단검사의 강제성과 비효율성을 비판했지만, 정부 관료들은 이번 조치를 옹호하며 인근 다른 지역도 유사한 방식으로 부분 봉쇄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은 24일 저녁 봉쇄 현장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봉쇄가 인력과 돈의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 장관은 "오늘 오후 3시까지 7000여명을 검사했고 13명이 예비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관리들이 3600여 가구를 방문해 검사 여부를 점검했고 470가구가 응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역 봉쇄를 위해 경찰 1700명을 포함해 3000명의 공무원이 현장 통제를 위해 배치됐고, 51개 이동 검사소가 차려졌다.

홍콩은 누적 1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와 17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해 코로나19 사태에서 비교적 잘 대처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저소득 밀집 거주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해 방역 시험대에 올랐다.

봉쇄령이 내려졌던 곳은 조던 역 인근 번화가 안쪽에 위치한 낡고 오래된 주거단지로, 이른바 '닭장 집'(cage house) 혹은 '관짝 집'(coffin house)이라 불리는 쪽방이 밀집한 곳이다.

60~90스퀘어피트(약 5.57~8.36㎡) 규모의 이들 쪽방은 한 집을 불법으로 여러 개로 쪼개 여러 사람에게 임대한 곳으로 인구밀도가 높다. 정확히 몇명이 거주하는지 인구 파악이 힘든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지난 1~20일 16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저소득 외국인, 특히 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 보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음식을 나눠먹고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고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해 바이러스를 더 쉽게 퍼뜨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