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재판 못한 박원순 성추행건, 인권위 결론 의미"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0.12.8./사진=뉴스1

미국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한국 국가인군위원회의 직권조사 결론을 보도했다./사진=CNN방송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일부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보도하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인권위 판단으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건은 당사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 바 있다.

이날 CNN은 박 전 시장을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며 지난해 7월 숨진 상황 및 이달 25일 인권위를 발표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한 5개월의 직권조사 끝에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성희롱'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CNN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보고서 내용도 자세하게 보도했다. 보고서는 인권위가 피해자와 51명에 달하는 참고인 진술, 서울시·경찰·검찰·청와대 등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0.12.8./사진=뉴스1

보고서에 따르면 비서로 채용됐던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이 샤워를 마치고 벗어둔 속옷을 처리하도록 지시받았다. 참고인은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문자와 사진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증언 등을 토대로 피해자의 주장이 신빙성 있다고 인정했으며, 서울시가 이들 간 위계구조를 인식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결론 지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피해자에게 쏟아진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피해자 변호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인권위의 이번 결론은 의미가 있지만 ('박 전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박 전 시장을 옹호하고 피해자를 공격했던) 직장 동료 등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