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영선·우상호, 조 단위 펀드 경쟁…'받고 더블'이냐"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2021.2.23/사진제공=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잇따라 조(兆) 단위 펀드 조성을 약속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우상호 후보를 향해 "책임 있는 후보라면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과 함께, ‘관제 펀드’의 그림자를 먼저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선거를 앞두고 표만 의식해 조 단위의 펀드를 조성해 지원하겠다고 경쟁적으로 외치면 안 된다"며 이처럼 밝혔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서울시 벤처기업 육성에 쓰일 1조원 규모 '서울시 대전환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시(市)와 산하기관이 5000억원을 공동 출자하고, 여기에 민간자금을 유치한다. 우상호 민주당 후보도 같은 날 2조원 규모의 '청년 무한도전 펀드' 조성을 공약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조 단위 펀드 조성을 놓고 이른바 ‘받고 더블’을 외치며 통 큰 베팅을 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의 '미래혁신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인가, 아니면 일자리 창출이 급하니 목적이 같은 펀드를 신규 조성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또 "서울시가 기존 펀드와 별개로 5000억원, 1조원을 출자하는 게 과연 가능하며, 합리적인 예상 집행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부나 지자체가 정책과제를 위해 주도하는 이른바 ‘관제 펀드’는 수익률을 높이려다 보면 수익이 담보되는 기업에 투자한다"면서, 반대로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하거나, 그 피해가 민간에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정부가 이렇게 엄청난 재정과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중장기적인 사업을 벌이면, 펀드나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MB(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펀드’, 통일 대박론과 함께 출시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도 당시 인기를 끌었지만, 정권의 명운과 함께 쇠락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