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빛' 활용 탄소중립 기술 저비용화 성공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광나노입자 기반 인공광합성 시스템 소개도. /자료=카이스트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에서 고부가가치 바이오 화학물질을 뽑아내는 C1 가스 리파이너리(Refinery·정제) 기술을 저비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카이스트(KAIST)는 9일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같이 탄소 1개로 구성된 C1 가스를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친환경 C1 가스 리파이너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1 가스 리파이너리 기술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C1 가스에서 우리가 쓸 만한 기초 화학물질을 뽑아내 활용하고, 결과적으로 환경오염원을 줄이는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C1 가스에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아세토젠 미생물을 통한 C1 가스 고정 과정이 필요하다. C1 가스 고정은 C1 가스를 먹은 미생물이 생체 내 대사회로를 거쳐 탄소가 1개였던 물질을 탄소가 2개인 물질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아세토젠 미생물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동안에는 값비싼 수소가스와 당이 주로 쓰였다.

연구팀은 보다 저렴한 빛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미생물 표면에 고효율의 광 나노입자를 붙이고, 광 나노 입자가 빛을 받아 생성한 전자를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빛에너지를 활용해 미생물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술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광 나노입자를 생합성하는 방식이라 입자의 구조와 크기를 조절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구조와 크기가 균일하고 우수한 광전도효과를 내는 고효율 광 나노입자를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한 뒤 이를 아세토젠 미생물 중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놈'의 표면에 부착했다. 수소가스나 당 없이도 C1 가스로부터 바이오 화학물질인 아세트산을 생산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조병관 교수는 "C1 가스 고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당 또는 수소를 친환경 빛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으며, 미생물 기반의 생합성 광 나노입자를 활용한 기존 인공광합성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진상락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PNAS) 2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