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前 구현모의 '픽'…정기호에 커머스+광고 맡겼다

(서울=뉴스1)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2일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2020년 KT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주요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KT 제공) 2020.12.3/뉴스1

구현모 KT 대표가 그룹 핵심 성장사업인 커머스·디지털 광고 부문 새 수장에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이사 사장(60. 사진)을 내정했다. 나스미디어 창업자이기도 한 정 사장은 지난해 말 KT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광고와 커머스를 결합한 KT의 새 성장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나스미디어는 구 대표가 그룹 전략담당 임원이던 2008년 초 디지털 광고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인수를 주도한 국내 최초의 디지털 미디어랩(광고판매대행사)으로 지금은 알짜 캐시카우 자회사로 성장했다. 업계 안팎에선 구 대표가 KT 순혈주의를 깨고 성과 중심의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기호 나스미디어 사장, KTH 대표 내정… '커머스·광고' 신사업 총괄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오는 30일 KT그룹 커머스 자회사인 KTH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정 사장은 KTH와 나스미디어 사장을 겸임하면서 그룹의 주력 성장사업인 커머스 사업을 총괄한다. KTH는 T커머스 K쇼핑을 운영하는 KT의 커머스 자회사로 오는 7월 모바일 쿠폰사업을 하는 KT엠하우스와 합병한다. KT는 KTH를 TV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전문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KT의 통합 커머스 자회사 수장을 맡게 된 정 사장은 미국 더블클릭 한국지사장을 거쳐 2000년 나스미디어를 창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8년 1월 KT에 지배지분을 넘긴 이후에도 2대주주로서 나스미디어를 경영해 왔다. 나스미디어의 주력 사업은 온라인·모바일 디스플레이광고와 IPTV 등 디지털 방송광고, 지하철 등 디지털 옥외광고 등이다.

설립 당시 30억 원에 불과하던 취급고가 지난해 1조원까지 불어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다. 20년 만에 취급고를 333배로 늘린 것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광고시장 규모가 소폭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나스미디어의 주력인 모바일 광고는 17.5% 성장하는 등 시장 성장성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매출액 1116억원, 영업이익은 270억 원을 벌여 들여 영업이익률이 24%에 달했다.
20년 만에 취급고 30억→1조원…구현모 KT 대표 2008년 인수 진두지휘

정기호 KTH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사진=KTH

나스미디어는 대표적인 KT의 인수합병(M&A) 성공 사례로서 구 대표가 2008년 1월 인수 당시 직접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당시 KT 전략CFT그룹 전략1담당 상무대우로 일했다. KT 관계자는 "정 사장은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대행사를 설립해 온라인 광고시장을 개척하고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온 디지털 미디어 리더"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커머스 사업을 통합적으로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KT는 정 사장의 겸임으로 커머스, 광고 사업에 전례 없는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최초 T커머스 서비스인 K쇼핑의 커머스 역량과 나스미디어의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마케팅 캠페인 역량이 접목된다는 점에서다. 나스미디어는 2016년 플레이디 인수 후 미디어 커머스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최근엔 KT의 통신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한 문자 커머스 광고사업인 'K딜'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KT엠하우스와 성공적으로 합병해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나스미디어, 플레이디와의 공조로 커머스 분야의 새로운 미래성장 사업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